‘무허가 계곡 시설 정비’‘사람에게 충성 않는다’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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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26 2030지지자 ‘찐心’

게임은 지지자 4명 중 가짜 1명을 찾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횟수는 두 번. 먼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자 3명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지지자 1명, 그다음 정반대 구성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신원을 숨기기 위해 ‘동물 가면’을 쓰고 한 시간 반가량 대화하며 가짜를 골라냈다.

이번 기획은 영상과 기사 형태로 제작됐다. 후보에게 쓰는 영상편지, 순간포착 이런 일이 등의 코너를 곁들여 재미를 더했다. 기사는 두 판의 게임에서 나온 참가자들의 주요 발언, 소감 위주로 구성했다. 전체 영상은 오는 22일부터 유튜브 채널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재명 부인 과잉 의전 논란
윤석열 무속 신앙 연루설
상대 후보 최대 리스크로 꼽아
맹목적으로 지지 후보 감싸지 않고
비판 후보 성과 인정 모습 ‘눈길’
공약 실천, 실력 있는 정치인 주문


■‘우리 후보’는 이렇습니다

9일 부산 금정구 한 스튜디오에 모인 2030지지자들. 이들은 이재명 후보의 무허가 계곡 시설 정비와 윤석열 후보의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발언을 호평했다. 민주당 해운대구을 대학생위원장 마준영(23·닉네임 갓재명마주작) 씨는 “이것은 결코 주작(없는 사실을 꾸며 만듦)이 될 수 없다. 실제로 경기도에서 불법 정비하는 모습을 봤다”면서 “이 후보는 대담한 실용주의 정치인”이라고 강조했다. 벌떡 일어나 박수부터 친 민주당 부산선대위 청년대변인 박주현(22·닉네임 이제이잼·이제 이재명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 씨는 “자기의 신념, 원칙 그대로 나아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윤석열 후보 지지자인 취업준비생 이재훈(27·닉네임 온달장군석열) 씨는 “정치권을 보면 문제가 있는 동료나 부하를 감싸주는 등 사람에게 충성함으로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윤석열은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그 사람의 능력을 본다”고 말했다. 국힘 선대본 청년본부 양성평등특위 부위원장 최성훈(22·닉네임 대석열) 씨는 “현 대통령이 지지율 70~80%에 달할 때 유일하게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항명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2030지지자들은 반대로 상대 후보의 최대 리스크로는 이재명 후보 부인의 과잉의전 논란과 윤석열 후보의 무속신앙 연루설을 꼽았다.

민주당 부산 2030선대위 운영팀장 고미정(19·닉네임 재명신) 씨는 “토론에 나오면서 마치 당선이 된 것처럼 손에 ‘王’자를 그렸다. ‘나라의 운명을 점을 쳐서 한다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재명신은 이날 가짜 윤석열 지지자(닉네임 엉덩이탐정)로도 참여했다. 반면 국힘 부산시당 대학생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이영석(26·닉네임 윤석열짱짱맨) 씨는 “이것(김혜경 씨의 과잉의전 논란)이 불공정, 내로남불이다. 청년 분노를 자극하고 이끌어내는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네거티브·편 가르기 그만”

이날 여야 지지자를 떠나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네거티브’와 ‘편 가르기’였다. 대선이 치열하다는 방증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권의 분열과 갈등에 그만큼 2030이 분노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가짜 이재명 지지자로 참여한 대학생 최석문(25·닉네임 민생지킴이) 씨는 “네거티브가 아닌 정책 공약으로 TV토론을 하는 게 오히려 국민들로서는 보는 맛이 있다”고 말했다.

이제이잼은 “물고 늘어지는 게 아닌 진짜 정책토론이 되면 이재명 후보의 강점도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석열짱짱맨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도 않는 특정 자세만을 가지고 네거티브를 하는 걸 보고 한참 잘못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게임이 끝나고 가짜 지지자가 확인되자 참가자들은 여야 할 것 없이 서로를 배려하기 바빴다. 상대 후보에 대한 비판이 혹여나 가짜 지지자에게 실례가 됐을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마지막 소감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재명신은 “여야 막론하고 편 가르기 없이 화합의 시대가 열렸으면 좋겠다”면서 “서로 고민하고 토론하고 나누는 이러한 화합의 장이 더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석열은 “곳곳에서 투기장이 열려 편을 가르고 싸운다”면서 “중용의 마음으로 화합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며 미소 지었다.



■우리가 원하는 ‘미래상’

이날 참석자 대다수는 각 지지후보에게 영상편지를 보내며 애정 어린 조언을 했다.

특히 여야 관계 없이 모두 2030이 원하는 공통된 미래상을 강조했다. “대한민국 정치를 깨끗하고 맑게 해 달라” “청년 정치를 활성화시켜 달라” “공약을 진정으로 실천하는 대통령이 돼 달라”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인이 아닌 실력 있는 정치인이 돼 달라” 등이다.

특히 부산의 2030청년으로서 지역 발전을 위해 힘써 달라며 입을 모았다. 핵심 키워드는 ‘지역대학 살리기’ ‘일자리 확충’ ‘지방 소멸’이다.

이제이잼은 “유명한 대기업 지사를 부산에 유치해 청년이 떠나지 않는 도시를 만들어 달라”고 목소리 높였다. 재명신은 “이와 함께 젊은이들을 위한 놀거리가 많이 생겨 부산이 조금 더 트렌디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석열은 “부산은 항만·물류 중심지 이점을 잘 못 살리는 것 같다. 친구들이 부산에서 멋진 직업 가지고 미래를 꾸리도록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석열짱짱맨은 “부산에서 가장 큰 문제로 삼는 게 지방대학 소멸이다. 이 위기를 넘길 공약과 제도,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훈·김준용·이상배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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