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전 우선협상자 부산은행

부산은행을 3번째 운영대행사로 맞게 될 부산의 지역화폐 동백전. 부산일보 DB

부산의 지역화폐인 동백전은 서울사랑상품권, 인천e음 등과 더불어 전국의 3대 지역화폐로 꼽힌다.

운영 수수료는 0.1% 수준으로 크지 않지만, 대행사는 향후 3년간 부산시에서 발행할 예정인 3조 6400억 원 규모의 동백전을 주무르게 된다. 동백전 플랫폼을 중심으로 다양한 부가 서비스와 사업을 테스트해 볼 수 있고, 이 과정에서 파생되는 부산 시내 빅데이터 등은 또 다른 ‘금맥’이다.

시 “매끄러운 교체 가능” 자신해
“블랙아웃 더 줄일 수 있다” 예상
디지털 소외계층 사용 편리하게
전담창구 신설해 서비스할 계획

부산은행은 이미 2년 전부터 협력사와 카드발권사 역할을 해 오며 동백전 운영 자격을 노려 왔다. 동백전 2.0의 운영대행이 30조 원 규모로 급성장한 지역화폐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부산은행은 앞서 입찰 제안 전에 ‘동백전 수익의 전액을 지역에 환원하겠다’는 파격적인 선언을 하며 지역금고로서의 지위를 십분활용했다.

이미 3년 차에 접어든 만큼 부산시가 안정적인 운영 능력보다는 지역 자본의 반출을 막는 지역화폐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대행사를 선택하리라 예상한 부산은행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부산은행은 동백전 2.0에서는 오프라인 인프라를 살려 고령자 등 디지털 소외계층이 동백전을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이를 위해 오프라인에 동백전 전담창구 등 전문 텔레마케팅 조직을 신설해 서비스할 예정이다.

아울러 동백전 운영 수익 환원과 함께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저리의 ‘동백론’ 등 신규 금융상품도 출시한다.

부산은행은 “동백전을 시민이 불편 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지역은행으로서 동백전을 시민과 소상공인과 상생하는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지역경제 선순환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선협상자 자격을 얻은 부산은행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숙제는 잦은 운영대행사 교체로 인한 민원을 잠재우는 일이다.

이미 동백전은 2020년 첫 운영대행사였던 kt가 고액의 수수료와 부실한 서비스 논란으로 여론의 도마에 오르며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듬해 코나아이가 운영을 이어받으며 안정기에 접어 들었지만 당시에도 카드 교체와 애플리케이션 설치 등으로 불만이 만만치 않았다.

부산시는 부산은행이 기존의 플랫폼 서비스를 그대로 얹어서 운영이 가능한 개방형 플랫폼을 가져오는 만큼 매끄러운 운영대행사 교체가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운영대행사 교체를 위한 ‘블랙아웃’ 기간도 지난해 4일에서 더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부산은행이 자체제작 중인 동백전 2.0 플랫폼이 새로운 지역화폐의 뼈대가 되지만 동백택시는 코나아이가, 동백통은 부일기획이 그대로 운영하는 식으로 중층 운영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카드 역시도 부산은행이 새로운 동백전 특화카드를 내놓겠지만 기존에 사용하던 코나아이 카드 역시 사용할 수 있게끔 할 방침이다.

부산시 민생노동정책국은 “이미 부산은행 컨소시엄이 매끄러운 이관 과정을 장담했고, 코나아이 역시 빠른 이관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올해는 운영대행사 입찰을 1월부터 서둘러 시작한 것도 4월 1일부터 안정적인 운영을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권상국 기자 k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