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급락, 금값은 급등… 직격탄 맞은 세계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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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70.73포인트(2.60%) 내린 2648.80에 장을 마감했다.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8.8원 오른 달러당 1,202.4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국내외 증시와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이 급락한 반면 안전 자산인 금 가격은 1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의 긴축 정책 등 각종 악재로 경제적 불안감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도 주식 등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에 투자하기보다는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관망세가 커지고 있다.

국내외 증시·비트코인 하락
금값, 원·달러환율 등은 치솟아
전면전 땐 원자재 수급 불균형
국내 물가 상승 압박받을 수도
서방 제재 높이면 수출 악영향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코스피와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2% 이상 추락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0.85포인트(2.61%) 내린 2648.80에 마감했다. 이날 2689선에서 하락 출발한 코스피는 러시아의 개전 선언으로 한때 2642선까지 밀렸다. 이날 코스닥도 전 거래일 대비 29.12포인트(3.52%) 하락한 848.21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8.09포인트(0.92%) 내린 869.24에 개장해 하루 종일 하락세를 면하지 못했다.

주식과 마찬가지로 대표적 가상자산인 비트코인 역시 급락을 면치 못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 전일보다 5% 이상 하락해 4290만 원 선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추락을 거듭하던 비트코인은 이달 15일 5300만 원 선까지 오르며 반등하는 듯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현재까지 고점 대비 19% 이상 폭락한 상태다.

이처럼 국제적 변동성은 커지고 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 달러, 금 등 전통적인 안전 자산의 가격이 치솟았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93.6원) 보다 8.80원 급등한 1202.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환시장은 전 거래일보다 1.5원 오른 1195.1원에 문을 열었다. 이후 소폭 오름세를 보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군사작전을 선포했다는 소식이 나오자 장중 한때 1203.50원까지 치솟았다

금 선물 가격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전 거래일보다 0.2% 상승한 온스당 1910.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8일 1784달러 선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주 만에 7% 상승한 수치다. 2020년 8월 이후 사상 최고치이기도 하다.

국내 금값도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오후 4시 기준 g당 금 시세는 전 거래일 대비 2.49% 오른 7만 43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전면전으로 간다면 곧바로 원자재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고 국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서방이 경제 제재 수위를 상당히 높이면 글로벌 교역이 위축될 수밖에 없고 국내 생산과 수출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여파로 국내외 증시, 가상자산 그리고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투자자의 돈은 머니마켓펀드(MMF)에 몰리고 있다. MMF는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상품. 입출금이 자유롭고 마땅한 투자처를 찾을 때까지 자금을 보관하는 용도로 쓰여 사실상 대기성 자금으로 불린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MMF 설정액은 22일 기준 171조 3000억 원으로 지난해 12월 말(135조 5000억 원)과 비교해 한 달여 만에 35조 원 이상 증가했다.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보관하는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급감세다. 예탁금 감소는 증시 투자 온도가 예전과 다르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자금의 흐름을 주식 등 변동성 큰 투자처보다는 예금 등 안전 자산에 돈을 대기시키자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이달 10일 기준 666조 7246억 원으로 불과 한 달여 전보다 11조 7887억 원이 껑충 뛰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의 통화정책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큰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단기간에 반전될 가능성은 낮으며 글로벌 증시의 2차 하락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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