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만 하면 인기 장기집권용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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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푸틴 침공 결정 배경 분석

24일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시민들이 러시아가 쏜 미사일이 떨어진 장소를 지나고 있다.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작전 개시를 승인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비난과 서방의 제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은 그동안 전쟁을 통해 정치력과 지지력 상승을 얻어낸 경험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방의 제재 또한 2014년 크림반도 병합 때 등 여러 차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미 충격파를 최소화해 놓았다는 것이다.

23일(현지시간) CNN 등은 푸틴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한 것은 정치적 목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니얼 트레이스먼 UCLA 정치학 교수는 “푸틴이 22년 집권 기간 동안 위험을 무릅썼던 그 어떤 것보다 더 큰 도박으로, 유럽의 안보와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균형 속에 던져넣었다”고 말했다.

실제 러시아 여론조사기관 레바다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푸틴의 지지율은 69%로 지난해 11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 확산 이후 6%포인트 올랐다. 푸틴의 지지율은 전쟁 위기 때마다 이처럼 뛰었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하자 60%대이던 지지율은 80% 이상으로 급등했다. 유가 하락 등으로 경제가 곤두박질쳤지만, 러시아 국민은 ‘강한 조국’을 보여 준 푸틴을 지지했다.

2004년 조지아 공격이나 2014년 크림반도 합병에서 보듯 이는 푸틴에게 이미 검증된 카드라는 얘기다. 21세기 ‘차르’를 꿈꾸는 푸틴은 2020년 개헌으로 2036년까지 집권이 가능해졌다. 푸틴이 장기집권하려면 2024년 대선 전까지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푸틴은 지난해 6월부터 우크라이나가 실시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흑해 연합훈련을 견제하며 명분 쌓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푸틴은 역사관과 러시아 자국민 보호 등 민족주의를 앞세워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한다. 그는 공식 전쟁 포고를 하면서 “소련 붕괴 후 현대 러시아는 세계 최강국”이라고 말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이 24일 군사작전을 명령하면서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갖도록 놓아둘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뉴욕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이 음모론까지 동원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정당화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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