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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20대 대통령 ‘선택의 날’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 대통령을 선출하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투표가 9일 시행된다. 일반 유권자는 오전 6시에서 오후 6시까지, 코로나19 확진 격리 유권자는 오후 6시부터 7시 30분까지 주소지 관할 지정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기표용구를 들어 보이는 선관위 관계자. 김종진 기자 kjj1761@

선택의 날이 밝았다. 이르면 9일 자정쯤 대한민국호 5년을 새로 이끌 20대 대통령의 윤곽이 드러난다. 그러나 새 정부 탄생에 대한 설렘이나 기대는 역대 대선만 못하다. 최악의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이 3·9 대선을 특징 짓는 키워드로 거론될 정도다.

5년 전 ‘촛불’의 세례 속에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탄생한 문재인 정부이지만 이번 대선 기간 내내 정권교체 여론은 일관되게 50% 이상을 유지했다. ‘성공한 정부’를 자신했던 문 대통령으로서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다. 최악의 자산 격차를 낳은 부동산 정책, 한바탕 꿈으로 끝나는 듯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등 정책적 오류에 ‘조국 사태’에서 드러난 여권의 ‘내로남불’ 행태가 보수와 중도층의 ‘심판’ 여론을 높인 결과다.

최악 ‘비호감’ 대선 진영 갈등 고조
코로나·우크라 등 국내외 ‘엄중’
국민 통합과 고도의 리더십 요구
출구조사 오후 7시 30분 발표

특히 진보-보수의 진영 대결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사회 전반에 걸쳐 갈등지수가 커졌고, 이는 고스란히 이번 대선에 반영됐다.

여당과 제1야당에서 초유의 ‘0선’ 후보를 배출한 것은 변화에 대한 기대보다는 정치 보복 우려 속에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진영 심리가 발동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냉정한 진단이다.

지난 3일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될 때까지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50%가 넘는 정권교체 여론에 못 미치는 지지율을 보였다. 두 후보의 도덕성, 국정 운영 역량에 대한 의구심이 가라앉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대장동’ ‘허위 경력’ ‘무속’ ‘법카’ 등 이전투구의 네거티브 공방전이 선거전 전체를 지배했다. 외신까지 나서 “한국 대선이 추문과 말다툼, 모욕으로 얼룩지고 있다”고 혹평했을 정도다.

이렇게 탄생한 차기 대통령이 장기화된 ‘코로나19’ 사태, 우크라이나 전쟁 등 점점 높아지는 대내외적 파고를 헤쳐갈 고도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 어느 후보가 승리하든 이런 민심을 엄중하게 받들어야 하며, 무엇보다 국민을 하나로 묶으려는 통합의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할 것을 요구받는 이유다.

유권자들 역시 주권자로서 권리 행사를 멈춰서는 안 된다. 투표는 헌법 제1조의 대한민국 주권이 국민에게 있음을 가장 생생하게 확인하는 민주주의 핵심이다. 앞서 국민들은 지난 4~5일 사전투표에서 36.93%라는 역대 최고 투표율로 뜨거운 투표 참여 열기를 보여 줬다.

여야 대선후보 3인은 공식선거운동기간 마지막 날 부산과 서울 등 전략지역을 순회하면서 한 표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지역 집중 유세에서 “당선 즉시 국민통합정부 구성에 착수하겠다”며 통합정부론으로 중도층을 공략했다. 윤 후보는 이날 부산 온천천 유세에서 “부산을 세계적인 해양도시, 무역도시로 만들겠다”며 지역의 압도적 지지를 당부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연합정치로 가기 위한 다당제적 투표를 해 달라”고 진보 지지층의 소신 투표를 독려했다.

이번 대선 투표는 전국 1만 4464개 투표소에서 오전 6시에 시작된다. 일반 유권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코로나19 확진·격리 유권자는 오후 6시부터 7시 30분까지 투표할 수 있다. 사전투표와 달리 확진·격리 유권자도 일반유권자와 마찬가지로 기표한 투표용지를 직접 투표함에 넣는다.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는 오후 7시 30분에 발표될 예정이다. 역대 대선에서는 당일 자정 무렵 당락이 가려졌지만, 개표 시간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유력 후보들의 초반 득표율 격차가 크지 않으면 당선인 결정이 다음 날 새벽에야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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