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힌 ‘교토 1호 대만 침몰 사고’… 실종 2명 아직 못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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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부산영락공원에 마련된 ‘교토 1호’ 이등항해사 차이택 씨 빈소. 부산연합장례의전 제공

“아버지….”

분향소 안에서 터진 울음소리가 바깥까지 새어 나왔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교토 1호’ 실종사고(부산일보 4월 11일 자 8면 보도) 희생자인 이등항해사 차이택 씨의 딸이다. 그 옆 분향소에서도 같은 사고로 목숨을 잃은 기관장 천희봉 씨 유족들의 흐느낌이 복도를 채웠다. 두 사람은 지난달 7일 대만 해역에서 조난된 교토 1호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수습된 시신 4구, 부산 가족 품에
탑승 선원 6명 중 5명 장례 치러
대만 해경만 일반수색 진행 중

지난달 28일 오전 9시께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 장례식장에서 교토 1호 실종사고로 목숨을 잃은 기관장 천 씨와 이등항해사 차 씨의 발인식이 진행됐다. 빈소 분위기는 무거웠다. 가족들의 울음소리 이외 다른 말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차 씨의 두 딸과 손자, 천 씨의 두 딸과 아들, 부인이 빈소를 지켰다.

함께 배를 탔던 차 씨와 천 씨의 빈소는 9호, 10호로 나란히 붙어 있었다. 빈소 앞에는 ‘교토 1호 대만 침몰사고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를 단 화환이 보였다.

이들은 3월 29일 부산에서 출항한 예인선 교토 1호를 탔다. 교토 1호는 4월 7일 오전 9시 50분 대만 해역에서 조난신고를 끝으로 실종됐다. 탑승 선원 6명 중 4명은 시신으로 돌아왔고 2명의 시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수습된 시신 4구는 지난달 26일 새벽, 대만에서 부산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오전 9시 30분께 영락공원 화장로로 천 씨와 차 씨의 시신이 들어갔다. 곧 차 씨가 먼저 화장돼 나왔다. 화장이 진행되는 동안 맥없이 서 있던 차 씨의 딸들은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차 씨의 첫째 딸은 “대만에서 온 아버지 시신이 많이 부패돼 차마 다 얼굴을 다 보지 못하고 천을 덮었다”며 “이제는 아버지 따뜻한 손발을 만질 수 없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탑승 선원 6명 중 5명이 장례를 치렀다. 시신이 수습된 기관장 천 씨와 이등항해사 차 씨의 발인은 지난달 28일, 선장과 조기장의 발인은 바로 전날인 27일 이뤄졌다. 시신이 수습되지 못한 일등항해사의 유족은 중구의 한 병원에서 천 씨 등이 화장되던 날 시신 없이 장례를 마쳤다.

반면 기관사 박 모(64) 씨의 경우 빈소조차 마련되지 못했다. 그는 여전히 실종 상태이기에 아직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는 처지다. 박 씨의 사촌 신 모 씨는 “천 씨와 차 씨의 조문을 하면서 함께 출항했으니 함께 떠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빌었다”고 말했다.

해경은 지난달 9일부터 23일까지 2주간 대만 해역에서 실종자를 집중수색했지만, 시신 4구 이외에 선박과 나머지 선원 2명은 발견되지 않았다. 현재는 대만 해경이 경비임무와 수색을 같이 실시하는 일반수색으로 전환된 상태다.

변은샘·나웅기 기자 wong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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