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포켓몬스터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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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편의점 주변에서 어색하게 서 있는 이들이 있다. 일명 ‘대란 템’으로 불리는 포켓몬빵을 사기 위해 대기하는 사람들이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포켓몬 스티커 모으기에 빠졌다. 반짝인기로 끝날 줄 알았던 포켓몬빵 대란은 몇 달째 이어지고 있다.

품절 사태를 불러오는 인기 상품이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 포켓몬빵 대란에는 스마트폰 보급과 SNS를 바탕으로 강력하게 형성된 취향 공동체(태그니티)의 힘이 작용하고 있다.

‘해시태그’의 태그와 커뮤니티를 합쳐 ‘태그니티’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취향이 비슷한 이들이 SNS로 활동을 공유하고 지지하는 것을 말한다. 국적 성별 나이 지역 직업과 상관없이 오직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순수하게 이야기하다 보니 오히려 결속력이 더 끈끈한 편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태그니티는 최근 마케팅업계의 핫한 키워드이기도 하다. 이들의 열정을 건드려서 상품을 구입하게 하는 전략이 굉장히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취향 공동체의 열광적인 지지에 힘입어 26년 전 등장한 포켓몬스터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미디어로 등극했다. 지적 재산권(IP)이 있는 원작 매체를 영화, 텔레비전, 소설, 비디오 게임 등의 다른 매체로 전개하는 상업 전략을 미디어 프랜차이즈라고 하는데, 세이프베팅사이트가 발표한 2021년 전 세계 미디어 프랜차이즈 순위 1위가 바로 포켓몬스터였다.

포켓몬스터는 2021년 3월 기준으로 1000억 달러(약 127조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포켓몬스터 다음으로 헬로키티, 위니더푸, 미키마우스, 스타워즈, 디즈니 공주, 호빵맨(앙팡맨),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슈퍼마리오, 해리 포터 순이다.

포켓몬빵의 인기에 힘입어 ‘포켓코노미’라는 말도 다시 등장했다. 포켓코노미는 포켓몬 고와 이코노미의 줄임말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 고 게임에서 희귀한 포켓몬이 나타나는 주변 상권 매출이 급등하는 현상을 말한다. 포켓몬빵 대란으로 편의점 상권이 활성화되며 포켓코노미가 재현되느냐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기사까지 나오고 있다.

포켓몬스터는 잘 만든 캐릭터 하나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잘 보여 주는 사례이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통하는 한국의 캐릭터는 무엇일까. 현재까지는 뽀로로가 가장 유력하다. 전 세계 미디어 프랜차이즈 매출 10위권에 한국의 캐릭터가 얼른 등장했으면 좋겠다. 김효정 라이프부장 tere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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