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러 제재 완화·중국 봉쇄 해제 땐 물류대란 ‘쓰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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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중국의 도시 봉쇄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글로벌 물류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중국 도시 봉쇄 해제와 러시아 제재 완화 시 쏟아질 물량으로 인해 하반기 기록적인 글로벌 물류대란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7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와 부산항만공사(BPA) 등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항만을 통해 글로벌 물류망에 참여해왔고 석탄, 유류 등 주요 에너지 자원과 밀, 옥수수 등 곡물 자원 등의 교역량을 지속 확대해 2019년 이후 연간 8억 t 이상의 화물을 교역해 왔다. 그러나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항만 폐쇄와 주요 선사의 러시아 항만 입항 중단, 러시아 선박의 입항 제재 등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글로벌 물류망에서 일시적으로 제외되면서 국내 항만과 연관산업 등의 피해가 예상된다.

연간 8억 t 화물 운송 러·우크라
사태 장기화로 물류망에서 제외
상하이 정상 가동 땐 물량 폭발
글로벌 병목 현상 재현 가능성
컨 임시장치장 추가 확보 등
KMI, 부산항 선제적 대응 필요


특히 최근 5년간 국내에 수입된 석탄의 19.7%, 유류의 7.2%가 러시아에서, 양곡의 8.0%가 우크라이나에서 수입됐으며 국내 수리조선 및 선용품업계에서는 러시아의 매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주요 수입 물품을 중심으로 항만 총 물동량의 최대 6.3%, 컨테이너 물동량의 2.6% 감소가 예상되며, 수급 불균형에 따른 연쇄 작용으로 국내 주요 주력산업인 자동차와 반도체 등의 수출 물동량 감소까지 예상된다. 수산 분야의 경우 명태, 대구, 명란, 대게 등 주요 수입 냉동수산물의 러시아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사태 장기화 시 수산물 공급 감소로 국내 가격이 상승하고 국내 가공업 및 요식업계의 원료 조달 어려움으로 피해가 확산될 전망이다.

글로벌 최대 항만인 중국 상하이 항만은 상하이시의 봉쇄 장기화로 중국 내륙물류의 병목 현상을 초래하고 점진적으로 상하이항의 가동률 하락과 부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상하이항의 가동률이 20% 저하되면 연간 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단기적으로 43만 9000TEU, 장기적으로는 54만 9000TEU까지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또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상하이시 봉쇄로 인한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의 영향으로 예상치 대비 하방 조정될 경우, 실제 부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부산항과 교역량이 많은 북중국 도시로 봉쇄가 확대될 경우 부산항 물동량 감소폭은 더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봉쇄 기간동안 중국향 환적화물의 장기보관 및 봉쇄 해제 이후 급격한 물동량 증가 등으로 부산항 컨테이너 터미널의 장치장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되는만큼 추가 확보 가능한 장치장의 공간 등을 사전에 검토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KMI 관계자는 “상하이시 봉쇄 해제 이후 창고에 쌓여있던 물량이 한꺼번에 풀리는 경우 수요 폭증으로 인한 글로벌 병목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환적거점으로서 부산항의 강점을 극대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글로벌 물류 변동성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부산항 진해신항과의 연계가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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