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급등에 부산 아파트 전세가율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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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간 주택 가격 급등 여파로 부산의 아파트 전세가율이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집값 하락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역별 전세가율도 크게 벌어졌다.

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4월 부산의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53.3%로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부산 아파트 전세가율은 2000년 60.95%를 기록한 이후 2015년 69.61%로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후 집값 상승 폭은 가팔라진 반면 전세 가격은 이에 못 미치며 전세가율이 계속 낮아졌다. 집값이 급등한 지난해 전세가율은 52.95%로, 매매가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올해도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4월 전세가율 53.4… 지속 하락
재건축 많은 수영구 35.0 최저
개발사업 활발 강서 74.4 최고
신도시 인구 지속 유입 영향

부산 전체 평균 전세가율은 지역별로는 큰 차이를 보인다. 재건축 예정 단지가 많은 수영구의 전세가율은 35.01%로 가장 낮았다. 이어 초고가 아파트 단지가 많은 해운대구(45.19%)와 고가 신축 아파트의 입주 물량이 많은 동구(52.4%), 동래구(52.94%)의 전세가율은 부산 평균 이하였다.

반면 부산에서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강서구로, 전세가율은 74.4%에 달해 수영구보다 무려 39%포인트나 높다. 뒤를 이은 기장군도 73%를 기록했다. 이들 지역은 공통적으로 신규 아파트 단지 공급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인구 유입이 늘어나고 있다. 강서구 인구는 2010년 6만 2594명에서 2021년 14만 2918명까지 상승해 128% 증가했다. 기장군도 같은 기간 인구가 72% 늘었다.

전세가율은 통상 집값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통한다. 비조정대상지역 일 때 일반적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70%가 적용되기 때문에 전세가가 집값의 70% 이상이면 집값이 안정적이라고 평가된다. 전세가가 70% 넘으면 전세 수요자들도 대거 매매 수요로 바뀐다.

전세가율이 낮으면 집값 부담이 크다는 뜻으로, 향후 인구 유입 정도에 따라 집값 하락의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인구 유입이 없다면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돌아서지 않아 수요 감소로 집값이 떨어진다.

매매가 절반 수준의 낮은 전세가율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새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으로 기대 심리가 형성되면서 고점에서 형성된 집값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강서구를 중심으로 전세가율이 상승하는 현상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 강서자이(856세대) 분양을 비롯해 에코델타시티에 3만 여 세대, 연구개발특구 배후주거지에 1만 8000여 세대 등이 예정되어 있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전세가율이 낮고 대출 환경이 좋지 않으면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돌아서기 어려워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인구 유입이 활발한 지역은 전세가율이 높아지면서 매매가도 밀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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