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곤 “미래 완성” vs 홍태용 “변화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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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기초단체장 후보-현장에서 만나다] 김해시

지난 16일 오전, 김해 도심에서 진영과 생림 방면 직장으로 출근하는 차량들이 꼬리를 무는 북부신도시 내 삼계사거리. 더불어민주당 허성곤(66) 후보가 피켓을 들고 운전자들에게 연신 머리를 숙이고 있다. 3선에 도전하는 만큼 얼굴을 아는 이가 많아서인지 인사를 하는 사이 창문을 내리고 “힘내라”며 손을 흔드는 운전자들도 꽤나 눈에 들어온다. 그는 오후에 자원봉사센터를 찾아 임원들과 간담회를 했다.

비슷한 시각, 국민의힘 홍태용(57) 후보는 관내 율하신도시 사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지지를 호소했다. 출근 인사를 마친 그는 곧이어 유동 인구가 많은 율하와 율하2지구 중심상업지구로 자리를 옮겨 주민들에게 악수를 청했다. 홍 후보는 율하신도시 일원을 3일 연속 방문해 주민들을 만났다. 그가 율하에 공을 들이는 것은 젊은 층과 유입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율하신도시 표심이 경쟁자인 민주당에 쏠린다는 인식 때문이다. 홍 후보는 “선거 초반 틈나는대로 율하를 집중 공략하겠다”는 입장이다.

3선 도전 허성곤 “5대 산업 육성”
세계로 나아가는 틀 완성 공약
첫 도전 홍태용 “물류단지 조성”
여당의 ‘원팀’으로 변화 강조

■‘수성’과 ‘탈환’의 격전장

경남 6·1 지방선거의 가장 뜨거운 경쟁 지역은 단연 김해다. ‘김해 만큼은 내줄 수 없다’는 민주당과 ‘이번에는 기필코 되찾겠다’는 국민의힘 모두 배수진을 친 모양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광을 받아 온 ‘민주당 성지’가 정권 교체 바람을 맞아 무너지느냐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3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현 허성곤 시장, 그리고 첫 시장 도전에 나선 지역 의료인이자 당협위원장인 국민의힘 홍태용 후보간 맞대결이 이미 불붙었다.

유권자 44만여 명으로 경남에서 창원에 이어 두번째로 큰 도시인 김해는 2010년 노무현 전 대통령 귀향 이후 모든 선출직을 민주당이 독점해 온 ‘영남권 민주당 텃밭’이다. 허 후보는 상대는 다르지만 2016년 재선거(50.2%)와 2018년 지방선거(62.6%) 등 두 선거에서 일방적인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지난 3·9 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김해에서 12년 만에 처음으로 3·1%포인트(1만표) 더 많이 득표했다. 사뭇 달라진 정치 여건 속에 허 후보는 6년간의 시정 성과와 풍부한 행정 경험을 토대로 ‘김해 대전환’의 적임자를 자처한다. 홍 후보는 집권 여당과 대통령의 힘을 빌려 김해를 새롭게 확 바꿀 ‘지역의 일꾼’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허성곤 “김해 미래 그림 완성에 혼신”

3선에 도전하는 허 후보는 △가덕신공항과 신항만의 길목에 500만 평 규모의 신도시 ‘에어시티’ 조성 △미래먹거리 5대 전략산업 육성 △청년창업 선도도시 조성 △세계 가야문화엑스포 개최 등을 공약했다. 지난 6년간의 시정 성과 연장선상에서 ‘미래 김해’의 완성된 그림을 그리겠다는 공약이다.

허 후보는 “김해는 도내에서 확장성과 팽창 가능성이 가장 높은 도시”라며 “진행중인 사업을 차질없이 완성하고 김해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려면 행정 전문가인 ‘일꾼’을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임기동안 △부산-김해경전철 적자 3000억 원 경감 △전국체전 유치 △화포천 생태복원과 국가하천 승격 등을 대표 성과로 꼽은 그는 “‘돈먹는 하마’로 불렸던 경전철 적자문제를 재무재구조화해 3000억 원대의 부담을 줄였다. 우중충한 회색도시가 생태 복원으로 ‘그린생태도시’로 탈바꿈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허 후보는 “지난 6년간 큰 틀에서 지역의 규모를 키우는 데 치중했다면 향후 4년은 ‘도시 품격’에 기반을 둔 세계도시 김해의 틀을 완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며 “여성·보육·실버 세대 등 사각지대 없는 촘촘한 복지로 시민들의 삶의 가치를 높이고 동남권 메가시티 중심 도시의 위상을 제대로 확립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홍태용 “정부와 지역 발전 디딤돌 역할”

총선에서 두 차례 낙선한 뒤 시장직에 처음 도전하는 홍 후보는 “국힘의 험지 김해에서 정당 활동을 하면서 마음을 얻기 위해 밑바닥부터 구석구석 많이 훑고 소통했다”며 “변화를 원하는 주민들의 바람과 마음이 읽힌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동북아 물류산업 거점을 위해 400만평 규모 스마트물류단지 조성 △광역철도망 조기 구축과 친환경 트램 △청년 공유공간 조성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발품을 팔면서 주민들과 소통하고 고민하면서 지역별 맞춤형 공약도 개발했다”는 그는 “인구가 줄고 있는 원도심에 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청년 공유공간과 유아와 엄마가 함께하는 배움과 놀이 공간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역 현안인 장유소각장은 해당 지역민들의 의견과 시민들의 뜻을 모으는 것이 해법의 우선 순위로, 원점에서 살피겠다. 의사로서 병원 경영의 경험을 토대로 도시 규모에 비해 열악한 공공의료 인프라를 확대해 질병과 재난에서 안전한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이어 “특정 정당이 장기간 집권한 김해에서는 ‘피로감’에 지친 지역민들이 ‘바꿔야한다’고 말한다”면서 “힘 있는 집권 여당의 ‘원팀’으로 변화와 함께 김해의 묵은 숙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가 환자를 돌보듯 현장에서 발로 뛰고 소통하면서 시민들과 함께 해결책을 찾겠다. 김해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힘을 실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정태백 기자 jeong1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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