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깊어지는 PK 무소속 후보… 국힘·민주 틈바구니서 ‘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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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17일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이 선관위 입구에 설치된 선거일 안내판의 날짜를 수정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제8회 지방선거를 2주일 앞두고 부산·울산·경남(PK) 무소속 출마자들이 딜레마에 빠졌다.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간 양강 대결이 더욱 심화되면서 무소속 출마자들의 입지가 더욱 위축되고 있어서다. 현재로선 선거운동을 계속할 여력이 많이 떨어지고, 그렇다고 중도포기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이번 PK 지선의 무소속 출마자는 모두 170명이다. 광역단체장은 1명도 없고, 기초단체장 26명(부산 7명, 울산 1명, 경남 18명)과 광역의원 21명, 기초의원 123명이 무소속이다. 부산에선 중, 서, 동래, 수영구청장 선거에 각각 1명, 기장군수에 3명이 무소속으로 뛰고 있다.

무소속 출마자 170명 입지 위축
양당 지지층 결집에 동력 부족
불투명한 당선 가능성에 사퇴도
기장·서부경남 일부선 기대감

선거전 초반만 해도 기대감이 높았던 부울경 무소속 출마자들 사이에 절망감이 고조되는 것은 전국의 모든 선거전이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양자 대결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이면서 국회 소수당인 국민의힘은 지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정적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겠다는 방침이고, 다수당인 민주당은 2년 후 22대 총선 승리를 위해 이번에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야가 한덕수 총리 후보자 인준을 포함한 내각 구성과 윤 대통령의 지방 방문, 추경 편성 등을 놓고 사생결단식 대결을 이어가는 것도 지지층 결집을 위한 지선 전략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여론조사는 여야 후보나 거대 정당 중심으로 진행되고 무소속 후보들은 설 자리가 없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와 TBS가 13~14일 실시한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울경의 긍정평가와 부정평가는 각각 65.9%와 28.8%였다. ‘잘 모르겠다’는 답변은 5.3%에 불과했다. 부울경 민심이 찬반 양쪽으로 갈리고 있다는 의미다. 부울경 정당 지지도도 국민의힘(65.3%)과 민주당(19.8%)으로 나뉘었고, 부동층은 9.1%에 지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모 선거전문가는 17일 “선거가 다가올수록 부동층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지선은 그 현상이 더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MBN과 리얼미터가 지난 9~10일 실시한 부산시장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박형준(57.6%) 후보와 민주당 변성완(29.4%) 후보의 지지도 합계가 90%대(87.0%)에 육박했고, 부동층은 겨우 8.3%였다. 정의당 후보(김영진)의 지지도는 2.3%다.

이에 따라 무소속 후보들은 이번 부울경 지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강서구청장을 지낸 안병해(부산 강서) 씨가 후보 등록 후 사퇴한 것도 양자 대결로 진행되는 부산 지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되기 힘들 것이란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윤정운(중) 유승우(서) 권오성(동래) 곽동혁(수영) 씨가 출마한 4곳은 국민의힘 지지세가 워낙 강해 무소속 당선이 쉽지 않은 곳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중(59%) 서(60%) 동래(59%) 수영(60%) 4곳에서 부산 평균(58%)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고, 박형준 부산시장도 지난해 보궐선거 때 이 4곳에서 다른 지역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

더욱이 지방자치제가 정착되기 이전에는 부산에서 매번 2~3명의 무소속 당선인이 나왔지만 6회 이후엔 단 1명에 불과하다. 다만 무소속 후보가 3명인 기장의 경우 국민의힘과 민주당 후보의 경쟁력이 확실하게 입증되지 않아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전망도 있다. 전통적으로 무소속 강세지역인 서부경남 4곳(산청 거창 함양 의령)에선 비(非)정당 소속 후보의 선전이 기대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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