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돋보기] 베팅의 최적 규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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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근 한국투자증권 동래PB센터 팀장

이달 초에 있었던 버크셔해서웨이 주총이 화제였다. 최근 1분기 많은 투자를 하면서 현금 비중이 13.6% 수준으로 감소했는데 이는 최근 5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한다. 약 51조 원을 순매수했는데 셰브론과 옥시덴털 페톨리엄 등 에너지 관련주 비중을 높인 것이 인상적이었다. 워렌버핏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포트폴리오 배분과 비중 조절을 했을까?

현업에서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비중을 얼마만큼 가져갈까요?’이다. 궁금증을 풀어줄 간단한 방법 중에 켈리 기준이라는 것이 있다. 워렌버핏이나 유명 채권운용사에서도 이용한다고 하니 한번 배워 보자. 아주 쉬운 방법이다. 성공 확률을 알고 있다면 이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금액 중 자산 성장률을 최대화시킬 수 있는 만큼 베팅할 수 있는 방식인데 ‘2p-1=x’라는 공식으로 표현이 된다. P는 승률이고 X는 베팅하는 값이다. 승률이 50%라면 굳이 베팅할 필요가 없고 승률이 100%라면 풀베팅이다. 승률이 55%라면 가진 돈의 10%를 베팅하고 승률이 70%라면 가진 돈의 40%를 베팅한다.

다만 켈리 기준이 가지는 약점이 있다. 이 방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무한한 판돈이 있어야 하고 시간 제한이 없어야 한다. 이와 같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실전에서 사용할 때는 베팅 때 절반 또는 산출된 값 중 일부만 베팅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20%를 투자해야 한다면 줄여서 10% 또는 5% 수준만 투자하는 것이다. 많은 투자자들이 베팅 규모가 줄어들면 수익도 줄어들기 때문에 처음부터 높은 베팅을 한다. 하지만 켈리 모형에서 베팅과 수익의 관계는 포물선 모양이기 때문에 과소 베팅 불이익은 생각만큼 크지 않다고 한다. 베팅의 규모를 50%로 줄여도 잠재적 수익률은 단지 25%만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 방법은 포트폴리오 내에서 베팅의 최적 규모를 수학적으로 가르쳐주며 모호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어렴풋이나마 기준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당장 수익을 내야 한다는 조급함이 과감하면서도 성급한 베팅으로 이어진다. 그렇지만 평생을 투자해야 한다면 비록 느리더라도 잃지 않는 투자방법 또는 적게 잃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일부 베팅한 자산의 가격이 하락을 하게 되었다. 그 다음은 추가 매수 또는 홀딩, 손절 등 변화된 상황에 대해서 고민하고 대응하는 반복된 행위가 연속되어야 한다. 좋은 자산은 가격이 하락 하게 되면 수익을 낼 수 있는 성공 확률도 올라갈 것이고 베팅 규모도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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