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축전서 빠진 '택시운전사'-'변호인' 두고 인터넷서 갑론을박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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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배우 송강호 씨에게 보낸 축전. 윤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윤석열 대통령이 배우 송강호 씨에게 보낸 축전. 윤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칸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송강호 씨에게 보낸 축전에서 대표작인 '변호인'과 '택시운전사'가 빠진 배경을 두고 인터넷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칸 영화제에서 영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송강호 배우에게 축전을 보내 "영화사에 길이 남을 송 배우님의 뛰어난 연기는 우리 대한민국 문화예술에 대한 자부심을 한 단계 높여줬고 코로나로 지친 국민에게 큰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수상은 '밀양', '박쥐', '기생충' 등 영화를 통해 송 배우님이 쌓아오신 깊이 있는 연기력이 꽃피운 결과"라며 "한국이 낳은 위대한 감독의 영화들도 배우님의 연기가 없었다면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일부 누리꾼들은 송강호 배우의 대표작 중 10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변호인'과 '택시운전사'가 빠졌다며 '고의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 영화들이 송강호의 대표작인데도 보수 진영에서 호감도가 높지 않다는 이유로 제외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주장이다.

송강호가 주연을 맡은 영화 '변호인'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변론을 맡았던 부림사건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2013년 개봉해 누적 관객 수 1100만 명 이상을 기록했다. 송강호는 이 영화로 2014년 청룡영화상과 부일영화상 등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역시 송강호가 주연인 '택시운전사'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로, 2017년 개봉해 12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기 첫 해에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관람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30일 SNS와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윤 대통령이 고의로 두 작품을 축전에서 빠트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공감을 얻고 있다.

한 누리꾼이 트위터에 윤 대통령의 축전을 올리며 "변호인이랑 택시운전사는 아예 삭제로군"이라고 적은 글은 1만 회 이상 리트윗(공유)되기도 했다.

특히 일부 누리꾼은 송강호의 비중이 비교적 낮았던 '밀양'과 '박쥐'는 언급하면서 '변호인'과 '택시운전사'를 제외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야권에 우호적인 일부 인터넷 매체들도 유사한 의혹을 제기하며 비판에 가세했다.


배우 송강호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영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트로피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강호는 이날 칸영화제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연합뉴스 배우 송강호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영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트로피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강호는 이날 칸영화제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연합뉴스

그러나 축전에서 언급된 영화들은 모두 권위 있는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해 작품성을 인정받았다는 반론에도 힘이 실린다.

'밀양'은 2007년 칸 영화제 장편 경쟁부문에 초청됐고, 송강호와 함께 주연 배우를 맡았던 배우 전도연이 한국배우 최초로 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박쥐' 역시 2009년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송강호와 함께 올해 칸 영화제에서 상을 거머쥔 박찬욱 감독의 작품이기도 하다.

2019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비롯해 골든 글로브상, 미국배우조합상, 아카데미 영화상 등에서 상을 휩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언급한 데 대해선 이견의 여지가 없다.

칸 영화제에서 꼽은 송강호의 대표작에도 윤 대통령의 축전에서 언급된 '밀양', '박쥐', '기생충'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칸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는 송강호의 대표작으로 '공동경비구역JSA', '살인의 추억', '괴물', '밀양', '박쥐', '변호인', '설국열차', '밀정', '택시운전사', '기생충' 등 10편이 나열되어 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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