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폐자재가 에코백으로… 전시의 재활용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그 후, 그 뒤,’ 전시에 설치한 천(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이 전시 철거 때 분리되는 과정을 거쳐 에코백으로 탄생했다.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미술관 전시는 끝났지만 전시 주제는 계속된다. 부산현대미술관은 환경을 주제로 한 전시의 폐자재로 에코백을 만들었다. 특히 이 에코백으로 환경문제를 생각해보는 교육 프로그램까지 마련해 눈길을 끈다.

부산현대미술관 아트숍에서는 ‘실천하는 예술’이 담긴 에코백을 구입할 수 있다. 투명한 푸른색 천으로 된 에코백은 올 3월 1일에 막을 내린 전시 ‘그 후, 그 뒤,’의 폐자재로 만들었다. ‘그 후, 그 뒤,’는 기후변화 시대에 환경오염 특히 해양오염 문제와 인류의 미래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전시이다.

부산현대미술관 ‘그 후, 그 뒤,’
전시 끝나도 환경 체험으로 연결

부산현대미술관 김소슬 학예연구사는 “전시 기획 단계부터 파티션 대신 천을 사용하고, 이 천을 재생해 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천은 김아영 작가의 작품 ‘수리솔: POVCR’에서 공간을 구분하고, 깊은 바닷속에 있는 것 같은 전시 환경을 만들어내는 데 사용됐다. 김 학예사는 전시장 디자이너와 공사업체에 천 사용의 취지를 알리고 철거 때 조심해서 천을 떼 달라고 부탁했다.

‘전시 폐자재 에코백’은 작가그룹 ‘스튜디오 1750’(김영현·손진희)이 디자인했다. 김 학예사는 “작가들이 다른 전시에서 나온 자투리 천으로 가방을 만든 것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며 “전시 중에 남은 천을 작가에게 전달해 에코백 샘플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에코백은 부산현대미술관 자체 아트 상품으로 미술관 내 아트숍에서 장당 8000원에 200장 한정으로 8일부터 판매한다.

미술관은 ‘그 후, 그 뒤,’ 전시에 담긴 문제의식을 이어받은 에코백에 교육 프로그램을 더했다.

미술관은 에코백을 구입한 시민에게 환경을 생각하는 체험활동 키트 ‘내가방속꿈꾸는바다’를 무료로 제공한다. 체험활동 키트 제작도 스튜디오 1750과 협업했다. 키트에는 바다생물 등 다양한 도안과 함께 체험 방법 동영상을 볼 수 있는 QR코드 안내서가 들어있다. 체험활동 키트를 기획한 안대웅 학예연구사는 “전시 폐자재를 교육 프로그램에서 활용한 사례가 이전에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예사들이 전시 폐자재 최소화를 위한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현대미술관 측은 “전시 후 버려지는 폐자재를 활용한 에코백에 자신이 상상한 미래의 바다 모습을 꾸며보며 환경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051-220-7400. 오금아 기자 chris@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