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교육 도시’ 부산? 56개교에 환경 전공 교사 달랑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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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교육 도시’로 선정된 부산에 정작 환경 과목을 가르칠 전공 교사는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 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음을 고려한다면 전문성 있는 환경 교사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부산지역 정규 교사 1만 459명 중에서 환경 과목으로 임용된 교사는 1명 뿐이다. 환경 관련 과목을 개설한 부산지역 중·고등학교는 56곳에 이르지만 환경 교사가 없어 대부분 과학이나 사회 등 다른 과목 교사가 담당한다.

자격증 소지자 전국에 35명뿐
과목 개설한 중·고교 대부분
과학 등 다른 과목 교사가 담당
부산시, 환경교사 충원 방침
교육청 수요·현황 조사 추진
일각선 “필수과목 지정해야”

환경교사가 부족한 이유는 전국적으로 선발 자체가 드물기 때문이다. 2020년 부산을 포함해 전국에서 환경교사 7명이 선발됐는데 이는 12년 만의 선발이었다. 2020학년도 기준 환경 교원 자격증을 소지한 교사는 전국적으로도 35명에 불과하다.

사상구 모라중학교에서 환경 과목을 가르치는 김지은 교사는 “많은 학생이 환경 수업이 너무 적어서 아쉽다고 말할 정도로 학생들의 관심도가 높다”면서도 “수업 방식이나 환경 교과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동료 환경 교사가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현재 모라중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 1회 1시간 환경 과목을 담당하며 인근 중학교에서도 2학년 학생들을 순회교사가 되어 가르친다. 순회교사는 특정 과목을 가르칠 교사가 학교에 없는 경우 인근 학교에서 파견된 교사가 수업을 담당하는 제도다.

앞서 부산은 2020년 환경부 지정 환경교육 도시에 선정됐다. 이를 통해 환경부로부터 3년 동안 환경교육 활성화에 필요한 다양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받는다. 부산시교육청도 2022학년도부터 지역 환경 특성을 반영한 교과목 ‘부산의 환경과 미래’를 개설하고 이에 필요한 교과서도 발간하는 등 지역 맞춤형 환경 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일선 현장에서 환경 과목을 가르칠 교사는 부족한 상황이어서 환경교육 도시라는 이름이 무색한 상황이다. 한국교원대학교 환경교육과 문윤섭 교수는 “인문과 과학, 사회를 아우르며 기후 위기와 같은 시대적인 문제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과목이 환경”이라며 “교사 선발을 늘리고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부산은 해양과 원전 이슈 등 환경교육이 적용될 수 있는 요소가 풍부하기 때문에 전문성 있는 환경 교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은 환경 교사를 충원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시는 지난해 6월 발표한 제3차 환경교육종합계획에서 “전 생애주기 부산 전역에서 환경교육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며 “환경교육 전공 교사 채용을 확대해가겠다”고 밝혔다.

부산시교육청도 환경교사 선발을 늘리기 위해 실제 학교 현장에서 환경 교육에 대한 수요와 현황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다른 과목과의 형평성 고려 등의 이유로 지금까지 환경교사 선발을 쉽게 늘리지 못해왔다”며 “환경 교사 선발 인원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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