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 의장단·상임위원장단 구성 ‘관록의 정치’ 보여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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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민 이대석

지방선거 이후 매번 원 구성을 놓고 내부 갈등을 빚었던 부산·울산·경남(PK) 지역 광역의회가 이번엔 의장단·상임위원장단 선출을 놓고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부산의 경우 1대부터 7대 시의회까지 독식한 국민의힘 계열 정당은 물론, 8대 시의회를 장악한 더불어민주당도 원 구성을 둘러싼 첨예한 계파 갈등과 자리다툼 등으로 시민 대표기관의 위상 추락을 자초한 바 있다.

과거 계파 갈등 등 초래 경험 있어
의장 놓고 안성민·이대석 경쟁
두 사람 ‘조율’ 이뤄질지 주목
경남·울산도 국힘 의원 차지할 듯

부산에서는 일단 6·1 지방선거를 통해 국민의힘이 4년 전의 굴욕을 벗고 7월 1일 출범하는 9대 시의회에서 독점적 1당 체제를 다시 구축했다. 47명의 시의원 중 민주당 비례대표 2명 외에 국민의힘 45명 시의원이 당선됐다. 민주당이 원내교섭단체 구성도 못 할 만큼 위상이 추락하면서,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은 국민의힘이 독식할 전망이다.

현재 부산시의회 주요 직책은 의장단(의장 1명, 부의장 2명) 세 자리와 상임위원장(운영·기획재경·행정문화·복지안전·해양교통·도시환경·교육) 일곱 자리다. 여기에 윤리특위, 예결특위, 인사검증특위, 2030부산세계박람회유치특위 등 네 개의 특위위원장과 원내대표 자리도 있다.

이에 국민의힘이 다수당을 차지했던 과거 전례를 본다면, 전반기엔 3선 이상의 다선 의원이 의장단을 꿰차고 재선 의원들이 상임위원장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9대 시의회 최다선 의원은 4선의 안성민(영도1) 당선인이다. 4~6대 의회를 거쳐 8년 만에 시의회에 재입성한다. 6~7대 시의원이던 이대석(부산진2), 박중묵(동래1) 당선인은 3선 시의원 반열에 오른다. 재선 의원은 모두 9명으로, 이 중 최도석(서2)·김광명(남4) 당선인은 8대 시의회에 이어 연임에 성공했다. 나머지 7명은 6~7대 시의회 출신이다.

그러나 의장 선출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구성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방선거 전부터 일찌감치 의장 도전 의사를 밝힌 안성민(60) 당선인은 “순리대로 가야 되지 않겠느냐”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이대석(65) 당선인도 “주변에서 의장으로 나서라는 권유가 많다”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박중묵(50) 당선인은 전반기 의장 도전 의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두 명의 조율이 이뤄지면 의장단은 물론 상임위원장 구성도 비교적 원활하게 진행되겠지만, 첨예하게 맞붙으면 상임위원장 선출 과정에서도 갈등이 예상된다. 재선의 한 시의원은 “시의회가 출범도 하기 전에 또 자리싸움만 하는 것으로 비치면 안 된다”며 “지역 민심은 언제든 쉽게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을 4년 전 선거를 통해 느꼈기 때문에 잡음 없이 9대 시의회가 출범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남도의회의 의장도 국민의힘이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당선된 지역구 광역의원 58명 중 국힘 의원이 56명이며, 비례대표를 포함하면 64명 중 60명이나 된다. 현재 전반기 도의회 의장 물망에 오른 인물은 김진부(진주5), 예상원(밀양2) 당선인이다. 최다선(4선)인 김 당선인은 국민의힘 의원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추대 분위기가 형성되길 기대한다. 반면 3선인 예 당선인은 의정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경선이나 정책대결 등을 통한 선출 방식을 기대하고 있다. 조만간 당선인 모임을 통해 의장선거 방식이 결정될 전망이다.

울산시의회도 사실상 국민의힘이 의장과 상임위원장 등을 독식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22석 중 21석을 휩쓸었고, 민주당은 비례대표 1명만 배출했다. 전반기 의장에는 최다선(3선) 그룹인 김기환, 강대길, 이성룡 의원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강희경·김길수·권승혁 기자 him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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