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넘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7~8월엔 더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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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를 넘어설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7~8월에 소비자물가가 고점(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7월부터 전기·가스요금이 동시 인상되고 추석(9월 10일) 성수품 수요가 몰리는 7∼8월에는 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올가을에 물가 오름세가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지만, 공공요금 상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율, 임금 상승 압력 등 물가 상승 요인이 산적해 있어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수입 곡물가는 올 3분기(7~9월)에 더 오를 것으로 전망돼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통계청은 이달 5일 ‘6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한다.

통계청 ‘물가 동향’ 5일 발표
5월의 5.4% 초과 확실시
전기·가스요금 동시 인상
추석 등 고려 상승 계속될 듯
전문가 “고점 시기 예측 어려워”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는데, 6월 상승률은 이보다 더 높을 것이 확실시된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1일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6월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며,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넘은 것은 23년 7개월 전인 1998년 11월(6.8%)이 마지막이다. 정부는 적어도 올해 8월까지는 높은 물가 상승률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은 계속 고공행진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세계적인 가뭄에 따른 농작물 피해도 우려된다.

두바이유 현물은 지난달 30일 배럴당 113.4달러에 거래됐는데 이는 1년 전의 1.56배 수준이다. 달러당 1300원을 오르내리는 원·달러 환율도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

7월 물가에는 지난 1일부터 적용된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인상분도 반영된다. 전기요금은 4인 가구 기준으로 평균 월 1535원, 가스요금은 가구당 월 2220원이 각각 늘어난다.

전기·가스요금 인상은 가계에 직접적인 부담이 될뿐 아니라 상품·서비스 생산비용을 높여 전방위로 물가를 밀어 올린다.

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으로 외식, 여행, 문화생활 소비가 크게 늘어 개인 서비스 물가 상승 압력도 상당하다.

기저효과 등을 고려할 때 올가을부터는 물가 오름세가 다소 둔화할 것으로 관측되지만 불확실성이 크다.

작년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8월 2.6%, 9월 2.4%, 10월 3.2%, 11월 3.8%, 12월 3.7%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을 보면 작년 6월과 7월 각각 0.0%, 0.2%에서 8월 0.5%, 9월 0.4%로 높아졌다.

올해 10월에는 전기·가스요금도 다시 한번 더 동시에 인상될 예정이다.

연세대 성태윤 교수는 “에너지 가격 등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아서 물가 고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 때문에 금리를 세게 올려서 물가를 제어하는 데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올해 3분기(7~9월)에는 주요 곡물의 수입 단가가 지금보다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내놓은 ‘국제곡물 7월호’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곡물 수입단가지수(2025년 100 기준)는 식용 184.8, 사료용 178.4로 각각 2분기(4~6월)보다 13.4%, 12.5%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 곡물이 비싸지면 이를 활용하는 국내 축산 농가, 식품·외식업계도 가격 상승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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