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대행 체제’ vs ‘조기 전당대회’… 권력투쟁 본격화 ‘친윤 그룹’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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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대행 선언하며 선제 포석
안철수·장제원 등 조직 가동 몸풀기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최고위원들과 비공개 면담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최고위원들과 비공개 면담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대표 징계 직후부터 국민의힘 내 차기 권력을 향한 움직임이 분출되고 있다. 이 대표가 징계 불복 의사를 밝혔지만 주도 세력인 친윤(친윤석열) 그룹은 벌써부터 전당대회 시기와 차기 대표 임기 문제 등을 놓고 분화 양상을 보인다. 2024년 총선 공천권을 쥐기 위한 집권여당 내 권력투쟁의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친윤 그룹 ‘맏형’ 격인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 대표 징계 후 곧바로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를 선언하고 나섰다. 비상시 당 혼란상을 수습하면서 자신이 사실상 ‘원톱’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 직무정지 상태를 ‘궐위’가 아닌 ‘사고’로 규정하면서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내년 4월까지가 임기인 자신의 당권 도전 시간표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권 원내대표 외에 일부 친윤그룹 의원들은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내년 6월까지인 이 대표의 잔여 임기를 수행할 당 대표 선출에 무게를 싣고 있다. 1년차 집권여당이 비대위를 꾸려야 할 명분이 없고,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을 제대로 뒷받침하기 위해 불안정한 직무대행 체제를 6개월이나 이어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양측은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 공개적 이견 표명은 자제하는 분위기이지만 11일부터 예정된 선수별 의원 모임과 의원총회 등에서 지도체제에 대한 의견 분출이 시작되면 친윤 그룹 내 분화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중진 의원들은 이번 주 잇따라 공부 모임을 여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지낸 안철수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글로벌 경제위기와 우리의 대응 방향’이라는 주제로 첫 번째 토론 모임을 진행한다. 안 의원은 이후에도 주 1회 꼴로 토론회를 열고 과학기술 발전, 감염병 대응, 연금개혁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지난달 27일 미래혁신포럼을 성황리에 재개한 장제원 의원은 지난 9일 코로나19로 중단했던 자신의 지역 조직 ‘여원산악회’ 행사를 2년 7개월 만에 열었다. 장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1100여 회원님들이 버스 23대에 나눠 타고 함양 농월정으로 향했다”며 대규모로 진행된 행사 사진을 공개했다. 장 의원이 오랜 갈등 관계인 이 대표의 중징계 직후 보란 듯이 대규모로 외곽 조직을 재가동하자, 차기 당권 경쟁에서 장 의원의 행보에 대한 당 안팎의 관심이 재차 높아지는 분위기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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