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명’ 민주당 전대라는데… 부산 ‘친명 인사’는 0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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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회의실에서 도종환 위원장이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 2차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12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회의실에서 도종환 위원장이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 2차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더불어민주당 차기 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의원이 오는 17일 전당대회 예비후보 등록일에 맞춰 당 대표 출마 선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직 이 의원이 출마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미 민주당 안팎에선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기류가 강하다.

하지만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선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를 찾기 힘들다. 여기에다 차기 지도부 경선에 도전장을 내민 부산 정치인도 부재한 까닭에 지역에서는 민주당 내 부산 입지 축소 현실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노무현·문재인 ‘정치적 고향’ 무색

최고위원 출마자조차도 없어

민주당 내 부산 입지 축소 우려

“연결 고리 절실” 당내 목소리


민주당은 다음 달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차기 지도부를 선출한다. 이를 앞두고 강병원, 김민석, 강훈식, 박용진, 박주민 의원이 이미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으며 오는 17일 이 의원의 합류로 최종 대진표가 확정될 예정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이 의원의 우위가 두드러진다. 넥스트리서치가 SBS의뢰로 지난 9~10일 전국 성인 1010명에게 ‘민주당 차기 당 대표 지지도’를 물은 결과(오차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P). 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 의원이 30.9%로 2위를 기록한 박용진(11%) 의원과 19.9%P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 지지층으로 대상을 한정했을 경우 격차는 더욱 확대됐다. 이 의원은 68.3%를 기록, 과반의 선택을 받았으며 박주민 7.2%, 박용진 4.3%, 김민석 2.3%, 강훈식 1.0%, 강병원 의원 0.8% 등이 뒤를 이었다.

일각에선 이 의원의 당 대표 당선을 유력하게 점치는 가운데, 부산에선 이렇다할 친명 인사가 부재한 상황이다. 현역 3인방 가운데, 최인호 의원은 이낙연 대표 시절 수석대변인을 맡은 대표적인 ‘NY(이낙연)계’며, 박재호·전재수 의원은 지난 3·9 대통령선거 후보 선출 과정에서 정세균·이광재 당시 후보를 도운 뒤 뒤늦게 이 의원 캠프에 합류해 친명계로 분류하기 힘들다. 그나마 원외 인사 가운데에선 이재강 전 서동 지역위원장이 부산 내 대표적인 친명계 인사로 꼽히지만, 이 전 위원장도 “경기도에서 남은 정치 인생을 다 바칠 참”이라며 지역을 떠난 상황이다.

여기다 설상가상으로 최고위원 출마자 중에서도 부산에 연고가 있는 후보는 없다. 이에 국회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민주당이 부산 현안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산 민주당 관계자는 “지도부에 부산의 목소리를 대변할 사람이 사실상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보궐선거, 대선, 지선까지 3연패를 기록한 상황에 지역민들 마음을 무엇으로 돌려야될지 당 차원에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는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 이재명’ 개인에게도 악재다. 부산은 민주당 출신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데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선거 당락을 가르는 캐스팅보트 지역이기 때문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이 의원이 그간 수도권에서 정치를 해 왔기에 부산과의 연결 고리가 약하다는 점은 이해한다”면서도 “더 큰 정치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산에 공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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