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못 추는 ‘넷플’, 상승 기류 ‘쿠플’… 희비 엇갈린 OTT 시장
넷플 ‘종이의 집’ 반응 기대 이하
하반기 새 예능으로 반등 노려
쿠플 ‘안나’ 선전에 이용자 증가
스포츠 등 독점 콘텐츠 강화 주효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일찌감치 글로벌 OTT 시장을 선점한 넷플릭스는 새 오리지널 시리즈 공개에도 맥을 못 추고 있는 반면, 국내 후발 주자인 쿠팡플레이는 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큰 폭의 이용자 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데이터 분석업체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6월 국내 이용자 수는 1117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 기록한 1125만 명보다 8만여 명 감소한 숫자다. 지난 1월에 비해서는 약 10%의 이용자가 이탈했다.
넷플릭스는 최근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을 내놓으며 반등을 노렸지만, 기대 이하의 평가를 받으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시리즈는 해외의 대표적인 평점 사이트인 IMDb에서도 10점 만점에 5점을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주연 배우를 홈쇼핑 방송에 출연시키는 등 다음 오리지널 시리즈인 ‘블랙의 신부’ 홍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반기에는 오리지널 시리즈 이외에 새 예능 프로그램을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후발 주자인 쿠팡 플레이는 새 오리지널 콘텐츠 선전에 미소를 짓고 있다. 이 OTT의 6월 이용자 수는 전달보다 60만여 명 많은 373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OTT인 파라마운트 플러스와 제휴해 독점 콘텐츠의 폭을 늘린 티빙의 2만여 명보다도 큰 수치다.
이 같은 선전은 지난달 24일부터 순차 공개된 쿠팡 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안나’의 공이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가수 겸 배우 수지가 데뷔 후 첫 원톱 주연 드라마로 나선 작품인데, 연출과 서사·연기 등 여러 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또 손흥민 소속팀인 영국 토트넘 홋스퍼 FC 내한 경기를 독점 중계한 점도 이용자 유입에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 4990원을 내는 쿠팡 와우 회원에게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는 점도 OTT 경쟁력에 일조한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2020년 12월 넷플릭스, 웨이브 등에 이어 업계 후발 주자로 나선 쿠팡플레이는 출범 초 ‘가격은 싸지만 볼 것 없는 OTT’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독점 콘텐츠 수를 늘리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하반기에는 신하균이 주연으로 나서고 유병재가 각본을 쓴 시트콤 ‘유니콘’, ‘SNL코리아’의 새 시즌을 공개하며 콘텐츠 경쟁력을 확장할 예정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OTT 업계 관계자는 “최근 CJ ENM의 티빙과 KT의 시즌이 통합을 공식화하는 등 OTT들이 계속해서 몸집을 불려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콘텐츠 경쟁력이 있다면 얼마든지 제휴와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