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3호’ 국가정원 거제 입지 이달 중 결정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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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자문단, 후보지 4곳 답사
동부면 구천리·산촌 간척지 등

한·아세안국가정원 조성 후보지 중 하나인 동부면 구천리 일원. 부산일보DB 한·아세안국가정원 조성 후보지 중 하나인 동부면 구천리 일원. 부산일보DB

경남 거제에 조성될 ‘한·아세안국가정원’ 최종 입지가 이르면 이달 중 확정된다. 지역사회의 바람대로 ‘관광객 1000만 시대 개막’의 마중물이 될지 주목된다.

거제시에 따르면 산림청 산하 ‘정원정책자문단’이 지난 13일 거제시를 방문해 조성 예정지를 답사했다. 현장에는 정원·조경·환경 분야 전문가 자문위원 13명과 산림청, 경남도 그리고 ‘사업 타당성 및 기본구상 용역’을 맡은 (주)한국종합기술 관계자가 함께했다.

일행은 앞서 거제시가 후보지로 추천한 △동부면 구천리 △동부면 산촌 간척지 △거제면 농업개발원 거제식물원(정글돔) 인근 △고현동 독봉산웰빙공원 일대 등 4곳을 차례로 둘러봤다. 산림청은 이용자 편의성·시장성·접근성·개발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대상지를 선정, 이달 중 거제시에 공식 통보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 대상지 중 최적지가 없다고 판단돼 또 다른 후보지 추천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에 입지가 결정되면 사업 추진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산림청은 지난 5월 한국종합기술에 ‘한·아세안 국가정원 조성을 위한 타당성 조사와 기본구상 용역’을 의뢰했다. 용역 기간은 8개월로 내년 1월까지다. 공간 범위는 ‘거제시 일원’으로 제한했다.

주요 과업은 한·아세안 국가정원 타당성(경제성) 분석, 후보지 적정성 및 입지 선정, 개발 및 집행계획 등이다. 9~10월께로 예상되는 용역 중간보고에서 대략적인 밑그림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산림청은 최종 보고서가 나오면 국가재정법에 따라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한다. 추정 사업비는 2000억 원, 준공 목표는 2028년이다.

한·아세안 국가정원은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공동의장 성명’을 통해 채택된 산림관리 협력 방안 중 하나다. 산림청은 2020년 12월, 국립난대수목원 유치 경쟁에서 밀린 거제에 이를 대체 사업으로 제안했다.

전남 순천만에 이어 제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태화강 국가정원. 부산일보DB 전남 순천만에 이어 제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태화강 국가정원. 부산일보DB

애초 관광객 유치를 위해 국립수목원을 바랐던 거제시는 관광집객 측면에서 더 나을 수 있다며 반색했다. 난대수목원은 식물자원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학술·보존 기능과 의미가 강한 데 반해, 국가정원은 자연물과 인공물을 함께 배치하고 공원 기능이 추가되는 만큼 대중적 요소가 짙기 때문이다.

실제 산림청은 한·아세안국가정원을 한옥 문화가 깃든 한국 전통 정원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 아세안 10개국의 정취를 담은 주제별 정원으로 꾸밀 예정이다. 여기에 해외식물원, 음악분수, 전망 타워 등 전시·관람 시설과 국가별 항노화 자원을 활용한 웰니스 프로그램, 식물자원을 활용한 미용 프로그램을 더한다.

거제시는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과 내국인 모두에게 더욱 폭넓은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국제적인 교류 장으로 자리매김함으로써, 거제가 글로벌 관광도시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 KTX), 가덕신공항과 연계한 남해안 해양관광벨트를 구축해 침체한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의 기회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거제시 관계자는 “연간 5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순천만과 같은 관광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면서 “시민의 기대와 바람이 제대로 담기도록 착공부터 완공까지 꼼꼼히 챙기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아세안국가정원은 계획부터 조성·운영·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국가가 전담한 최초의 국가정원이 된다. 국내 1, 2호인 순천만과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은 지방자치단체가 조성해 운영하다가 승격된 경우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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