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한 사람 없다” 고개 드는 장제원 조기 등판론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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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때 전면 등판 예상과 달리
윤 지지율 급락 초유 상황 맞아
국힘·정부서 역할론 다시 부상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제는 장 실장이 전면에 나서야 할 때다.”

 요즘 서울 여의도 정가에서 자주 나오는 얘기다. 여기에서 ‘장 실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낸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을 이르는 말이다. 윤 대통령의 임기 초반 지지도가 30%대 초반으로 추락한 초유의 상황에서 장 의원의 역할론이 다시 제기되는 것이다.

 장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윤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핵관’으로 통한다. 일각에선 ‘여의도 장자방(한 고조 유방의 최측근)’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정무 감각이 뛰어나고 정치 현안을 파악하는 능력도 탁월하다”는 평을 듣는다.

 당초 정가에선 “장 의원이 차기 총선 때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장 의원이 윤 대통령의 후반기 국정운영의 명운이 걸린 22대 총선을 앞두고 외부 인사 영입과 새판 짜기를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그는 대통령직인수위 구성과 새 정부 조각 작업을 성공시킨 경험도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 시기가 좀 빨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부쩍 많아졌다. 대통령실이 제 기능을 못하고, 국민의힘이 집권여당다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비판이 동시에 제기되면서 ‘조기 등판론’이 확산된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18일 “장 의원이 정치 경험이 거의 없던 검찰총장을 20대 대통령으로 만들었듯이 위기에 빠진 윤 대통령을 구할 사람도 장제원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선 ‘정치권 역할론’이 거론된다. 집권당이 ‘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6개월간 유지한다는게 지극히 비상적인 만큼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여론이 다시 비등하다. 이 과정에 장 의원의 역할론이 제기되는 것이다. 때마침 김기현 전 원내대표는 이날 “집권여당이 정권 출범 초기에 좀 안정적인 지도체제를 가지고 가야 하는 것 아니겠나”고 ‘조기 전대 개최’를 거듭 주장한다.

 이와 관련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가장 코드가 맞는 장 의원이 직접 당권을 장악하거나, 유력 정치인을 도와 안정적인 지도체제를 구축해 심기일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현 집권세력으로부터 이반된 민심을 되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본인의 완고한 고사로 무산된 ‘장제원 대통령 비서실장설’도 재등장한다. 장 의원이 “국회 차원에서 윤 대통령을 돕겠다”는 의지가 확고하고, 비서실장을 맡을 경우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성사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서울 여의도를 중심으로 조금씩 거론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일각에선 장 의원을 ‘대통령 정무특보’로 임명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장 의원은 여전히 자신의 거취에 대해 말이 없다. 하지만 현 집권세력이 위기에 빠질수록 ‘장제원 역할론’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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