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답보’ 사송신도시 고속도로 하이패스IC, 만들긴 만드나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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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와 LH가 수년째 사업비 분담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사송신도시 하이패스 설치 예정지 일대.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에 사송신도시로 빠져나오는 하이패스 전용 진출로, 하행선에 부산 방향 진입로가 각각 개설될 예정이다. 양산시 제공 양산시와 LH가 수년째 사업비 분담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사송신도시 하이패스 설치 예정지 일대.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에 사송신도시로 빠져나오는 하이패스 전용 진출로, 하행선에 부산 방향 진입로가 각각 개설될 예정이다. 양산시 제공

경남 양산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조성 중인 동면 사송신도시와 경부고속도로를 연결할 하이패스IC 설치를 놓고 양산시와 LH가 수년째 줄다리기만 하고 있다. 사송신도시 사업 준공을 1년여 앞둔 시점이라, 서둘러 비용 분담 문제를 매듭짓지 못하면 결국 부산 등지로 출퇴근하는 입주민과 시민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게 된다.

18일 양산시와 LH, 사송신도시 입주민에 따르면, 지난달 나동연 양산시장이 당선인 때 개설한 ‘양산시장 당선인에게 바란다’ 코너에 접수된 522건의 민원 사항 중 19.3%인 101건이 ‘사송신도시 하이패스IC 조기 설치’였다.

이에 양산시는 최근 LH 관계자와 실무 협의를 하고 사업비 분담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양산시·LH 사업비 분담 갈등

신도시 준공 앞두고도 못 풀어

“협의는 계속” 타결 여지 남겨


시는 사송신도시 입주민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 하이패스IC 설치가 꼭 필요하고, 사업비 역시 LH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LH는 애초 조성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비법정 사업’을 이유로 사업비 분담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접한 사송신도시 입주민과 입주예정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언론 등을 통해 사송신도시에 부산도시철도 1호선과 연결되는 양산도시철도가 개통되고,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부산에 쉽게 오가는 하이패스IC가 설치된다고 해서 분양 받아 입주한 것이 결국 사기를 당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한 입주민은 “양산도시철도는 계획보다 4년 이상 늦어지고, 하이패스IC는 언제 설치되는지 감감무소식”이라며 “LH가 하이패스IC 설치 등으로 분양에 적잖은 도움을 받은 만큼 책임지고 설치해야 한다. 양산시든 LH든 빨리 결론을 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송신도시 내 하이패스IC 설치사업은 2019년 6월에 시작됐다. 당시 김일권 시장이 양산을 방문한 변창흠 LH 사장에게 ‘사송신도시를 통과하는 경부고속도로 하이패스 IC 설치’를 건의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사송신도시를 관통하는 경부고속도로에 하이패스IC가 개설되면 신도시 주민 등 이용자들이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와 부산울산고속도로, 남해고속도로를 통해 부산은 물론 경남 타지와 울산까지 손쉽게 오갈 수 있다.

시는 같은 해 11월 타당성 조사 용역을 발주했고, 이듬해 8월 용역 결과 B/C(비용편익분석)가 2.3으로 ‘경제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시는 같은 해 9월부터 LH와 사업비 분담 협상에 들어갔다. 150억 원 정도의 사업비를 LH와 한국도로공사가 절반씩 분담하는 방식이었다.

시는 당시 행정절차를 거쳐 2022년 실시설계에 착수해 설계가 완료되면 공사에 들어가 2024년 말 하이패스IC를 완공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업비의 50%를 분담해야 할 한국도로공사가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진·출입로를 개설할 때 원인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내부 규정을 들어 사업비 부담에 난색을 보였다.

이에 따라 시는 LH에 사업비 전액 부담을 요청하고 협의에 들어갔지만, LH는 사송신도시 조성 계획에 하이패스 IC 개설이 포함되지 않았었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이로 인해 하이패스IC 설치 사업은 3년째 지지부진한 상태다.

LH 관계자는 18일 “시의 요청에 따라 사송신도시 조성사업에 하이패스 IC 설치사업을 반영하기 위해 법적 근거는 물론 대안까지 찾았지만, 애초 조성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비법정 사업이다 보니 반영이 쉽지 않았다”며 “시와 하이패스IC 설치를 위한 협의는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산시 관계자는 “사송신도시 입주민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 하이패스 IC 설치사업을 계획했고, LH 사장이 긍정적인 답변을 해 사업을 추진했던 것”이라며 “하이패스 IC 설치사업이 용지 분양에 일정한 역할을 한 만큼 LH가 책임지고 사업비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시는 애초 2024년에서 1년 늦춘 2025년까지 사송신도시와 경부고속도로를 연결하는 하이패스IC를 개설하는 것으로 기한을 연장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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