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서진’ 계속되는데… ‘동진’은커녕 쳐다보지도 않는 민주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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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광주시청 3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호남권(광주·전북·전남)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운데)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후 광주시청 3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호남권(광주·전북·전남)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운데)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18일 17개 시·도 예산정책협의회의 첫 지역으로 광주를 찾아 지역현안 해결과 내년도 국비 확보를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보수 험지로 꼽히는 호남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서진 정책’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반면 연이은 선거를 거치며 보수화된 부산·울산·경남(PK)을 향한 더불어민주당 손짓은 소극적이기만하다. 내달 28일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가 선출될 예정이지만 여기에서도 PK 출신 인사들을 찾아볼 수 없다.


국힘, 광주서 첫 예산정책협의회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 총출동

민주 전대 PK 출신 후보 없어

“재집권 하겠나” 내부 자성론도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보복수사대책위원회 공개회의에서 자료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보복수사대책위원회 공개회의에서 자료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광주광역시청에서 열린 광주·전북·전남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중앙과 지방이 한마음, 한뜻이 돼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지역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정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도지사들도 소속 정당을 떠나 지역 발전을 위해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는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김관영 전북지사 등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역 현안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이날 행사는 17개 시·도 예산정책협의회 중 처음으로 개최됐다. 당이 취약지역인 호남을 첫 행선지로 고른 것은 여야 협치를 강조하고 지지층 외연 확장에 나선 행보로 해석된다.

반면 민주당은 지난해 보궐선거와 올해 대통령선거,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에 연패한 부울경에서 어떠한 존재감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선거 참패 후 당내에서는 당권을 두고 내홍만 벌어지고 있는 데다 PK 민주당 또한 패배 수습보다는 주도권을 두고 눈치싸움만 펼치고 있어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울경에서 재기가 가능하겠느냐는 의문까지 당 안팎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로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최고위원 등 지도부만 보면 민주당은 수도권 정당이다”며 “국민의힘은 서진 정책을 펴는 데 우리는 영남에서 참패해 놓고는 동진은커녕 동쪽은 쳐다도 안 본다. 이래서 재집권을 하겠는가”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또한 이번 8·28 전당대회를 거치며 민주당 내 PK 소외가 더욱 고착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이 18일까지 전당대회 후보 등록을 진행한 결과, 부울경 출신은 한 명도 없다.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할 인사가 아무도 없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 결과, 울산을 제외한 두 곳의 광역단체장 후보가 민주당 PK 득표율 마지노선으로 꼽혀온 35%에도 미치지 못한 상황”이라며 “중앙당에서 부산, 경남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지도부 진출할 사람마저 없다니 참담하다”고 토로했다.

여기다 전당대회가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로 흘러가는 상황에서 PK 인사 가운데 ‘친명’(친이재명)계를 찾기 힘들다는 점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민주당 내에서 부산의 입지 축소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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