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근 원장 일가 재산 축적 과정에 ‘부산시 도움’ 있었는지도 밝혀야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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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1984년 5월 11일 박인근 전 형제복지원 원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을 받은 뒤 악수하고 있는 모습. 부산일보DB 사진은 1984년 5월 11일 박인근 전 형제복지원 원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을 받은 뒤 악수하고 있는 모습. 부산일보DB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1호 사건’인 형제복지원 사건은 곧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1987년 이후에도 박인근 일가의 재산 축적 과정과 이에 도움을 준 것으로 의심되는 부산시의 부적절한 행정도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987년 박 원장 구속됐는데도

법인은 1991년까지 그대로 존재

부산시의 부적절한 행정 ‘의심’


부산시의 ‘형제복지원 피해자 실태조사 연구용역’ 결과물인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1987년 형제복지원의 만행이 공개된 뒤에도 원장 박인근은 복지사업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그해 박인근이 구속됐어도 형제복지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법인은 그대로 존재했다. 부산시가 법인설립허가취소를 하지 않았던 까닭이다. 사회복지법인 형제복지원은 함께 있던 정신요양원을 1991년까지 운영했다. 사회복지법인 형제복지원이 운영하던 시설은 부랑인복지시설 형제복지원과 형제정신요양원 두 곳이었다. 이후 정관을 변경해 부랑인 시설을 목적 사업에서 제외하고, 1988년 법인 명칭을 ‘재육원’으로 바꿨다.

1990년에는 중증장애자요양원을 신축, ‘베데스다 중증장애자요양원’으로 명칭과 운영 시설 종류를 또 바꾼다. 1991년 12월에는 ‘실로암의 집’으로 이름을 다시 변경하고, 부산 사상구 주례동에서 기장군 달산리로 시설을 이전했다. 이 과정에서 1977년 부산시에서 1461만 원에 불하받은 형제복지원 땅이 1996년 한 건설사에 232억 원에 매각된다.

법인명은 2002년 사회복지법인 ‘형제복지지원재단’으로 또다시 변경된다. 박인근은 이와 동시에 레포츠사업, 화장품사업, 온천사업 등 수익사업을 확장했다. 부산시의 사전 승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2009년에는 부산저축은행에서 118억 원을 대출한 것도 문제가 됐다. 형제복지지원재단은 돈을 제때 갚지 못했다. 부산저축은행이 부실운영으로 파산하는 과정에도 형제복지원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셈이다.

박인근은 1995년 호주에 가족회사를 세우고 140만 달러(12억 4000여만 원)에 이르는 골프연습장을 매입한다. 현재 박인근의 셋째 딸과 사위가 골프연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골프연습장은 1100만 달러(94억 6000여만 원)의 가격으로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상태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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