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대결 불가피” 정부, 신중한 접근 대신 과감한 엑스포 유치 전략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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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9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에서 열린 2030 부산엑스포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홍보대사로 위촉된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9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에서 열린 2030 부산엑스포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홍보대사로 위촉된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그동안 수면 아래에서 펼쳐 온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을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전환한다. 유력 경쟁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물량 공세로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을 공략하고 있어 우리도 정면으로 맞붙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특히 유치전의 분수령이 될 9월 유엔총회를 앞두고 박차를 가한다.

대통령실은 지난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2030 세계박람회 유치 활동 상황 및 향후 계획’을 발표(부산일보 7월 20일 자 1면 보도)했다. 김윤일 대통령실 미래전략비서관은 “윤석열 정부는 5월 10일 출범 즉시 유치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지지세 확산에 유치교섭 역량을 집중하며 범정부적 민관 합동 유치교섭 활동에 총력을 다했다”면서 “특히 최근에는 중남미, 태평양 도서국 등 총 6개국 지지를 추가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물밑 경쟁 주력하다 전략 수정

지지 국가 확보 현황 이례적 공개

중남미에 대통령 특사 파견 추진

그러면서 아프리카, 독립국가연합(CIS), 중남미 등에 대통령 특사 파견 추진, 기후변화·디지털 격차 등 글로벌 도전과제 극복 역량 부각 등 유치 전략을 공개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 언론 등을 통해 최근 몇 달 동안 지지를 이끌어낸 국가가 30개국에 달하고, 지지를 표명한 경제공동체 소속 국가까지 포함하면 70개국 이상이 된다고 분석(부산일보 7월 4일 자 1면 보도)되는 데 따른 대응 성격이 짙다.

지금까지는 대체로 ‘조용한 접근’ 방식을 채택했다. 지지선언을 한 국가의 숫자를 밝히는 것이 두 나라 사이의 과잉 경쟁을 불러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를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제부터 세대결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최종 개최지 선정 투표까지 1년 이상 남아 있기 때문에 현재의 지지 입장이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신중하게 지켜봤다”며 “선점 효과가 중요하기 때문에 사우디의 속도전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오는 9월 중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7차 유엔총회를 향후 유치전의 정점으로 본다. 지난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10개 국가 정상과 양자회담을 갖고 부산 엑스포 유치 협력을 요청했듯이 이번 유엔총회에서도 같은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나토 정상회의에는 유럽과 북미 등 서방국가들이 주로 참석했는데, 유엔총회에는 아프리카·중남미 등 엑스포 유치를 위해 우리나라가 적극적으로 끌어안아야 할 집중교섭 대상국이 대거 모인다. 윤 대통령이 이들 국가 정상들과의 릴레이식 양자회담을 통해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켜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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