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침체 현실화…한국경제, 커지는 ‘S공포’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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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세계성장률 전망 3.2%로 하향 조정…한국 수출에 악재
성장 이끈 소비 앞으론 미지수…기업 경기 전망도 부정적
한덕수 "성장률, 예상보다 낮아질 것"…노무라 "올해 1.7%"

 


한덕수 국무총리가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덕수 국무총리가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을 비롯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낮추면서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인 수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세계 경제의 침체와 맞물려 한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제 불황 속 물가 상승)과 유사한 고물가·저성장을 동시에 겪을 가능성이 커지는 등 ‘S(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27일 기획재정부·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IMF는 전날 오후 10시(한국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2%로 예상했다. IMF가 지난 4월 전망에서 3.6%를 제시해 지난 1월 전망치(4.4%)에서 대폭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이번에도 성장률을 0.4%포인트(P) 낮춘 것이다.

특히 세계 경제의 두 축인 미국의 성장률을 종전(올해 4월) 3.7%에서 2.3%로, 중국은 4.4%에서 3.3%로 각각 하향 조정하면서 우리 수출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수출 비중을 보면 중국이 23.2%, 미국이 15.7%로 두 국가가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경기가 둔화를 넘어 침체에 빠진다면, 우리 경제에 대한 악영향도 불가피한 셈이다.

중국은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년 전보다 0.4% 성장하는 데 그쳐 2020년 2분기(-6.8%) 이후 가장 낮았다. 미국은 이번 주에 2분기 GDP를 발표할 예정인데, 2개 분기 연속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부정적 요인이다.

IMF는 이번 발표에서 올해 선진국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6.6%, 신흥국은 9.5%로 각각 0.9%P, 0.8%P 올려잡았다. 고물가는 중앙은행의 긴축을 재촉해 경기 동력을 더 꺼뜨릴 수 있다.

IMF는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지난 4월) 2.5%에서 2.3%로 낮췄다.

연세대 성태윤 교수는 "세계 경제가 가라앉으면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물가 상승세가 워낙 거세 금리 인상이 세계적으로 불가피하고 이는 실물 경기를 추가로 하락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수출은 이미 둔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2분기 실질 GDP(속보치)를 보면 수출은 전 분기 대비 3.1% 감소했다.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건 지난해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올해 2분기 성장을 이끈 소비도 향후 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 고물가·고금리 상황에서 가계의 구매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이다. 투자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기업들의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내달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6.9였다. 종합경기 BSI가 90 아래로 내려온 건 2020년 10월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전경련은 고물가, 금리 인상 등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경기 부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도 올해 성장률이 종전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정부는 올해 성장률을 2.6%로, 한은은 2.7%로 각각 전망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26일 대정부 질문에서 "당초 한국은행과 정부가 생각하고 있는 그 정도는 안 되겠지만, 2% 중반 정도는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성장률이 2%대 초중반에 그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고물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학회가 실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국내 경제학자 10명 중 6명은 '우리나라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거나 스태크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라고 답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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