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미룰 수 없다” vs “대안 노선 약속 어겼다”… 대저대교 공방전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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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주최 시민공청회

▶찬성 측

공사 중단으로 서부산 발전 정체

차량 수요 증가 교통 혼잡 예고


▶반대 측

건설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낙동강 피해 최소화 논의 필요


27일 오후 부산 강서구청 구민홀에서 열린 ‘대저대교 시민공청회’에서 찬성과 반대 양쪽 패널들이 열띤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27일 오후 부산 강서구청 구민홀에서 열린 ‘대저대교 시민공청회’에서 찬성과 반대 양쪽 패널들이 열띤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장기간 사업 진행이 중단된 대저대교 건설을 두고 시민 공청회가 열렸다.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찬성 쪽과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는 반대 쪽의 첨예한 대립이 이번에도 재현됐다.

27일 오후 2시 부산 강서구청 구민홀에서 대저대교 시민공청회가 열렸다. 부산시 주최로 진행된 이번 공청회에는 김형찬 강서구청장을 포함해 약 300명이 참석했다.

이날 공청회는 경과 보고를 시작으로 찬성 측과 반대 측 발언자 각각 5명이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약 3시간가량 이어졌다. 찬성 측에서는 부산대 도시공학과 정헌영 교수, 한국조류학회 김인규 이사, 녹산산단경영자 협의회 이남규 회장 등이 참석했다. 반대 측에서는 환경단체 습지와새들의친구 박중록 운영위원장,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 부산대 조경학과 홍석환 교수 등이 참여했다.

발언자들은 대저대교 건설 경로를 두고 입장 차이를 보였다. 찬성 측에서는 차량 수요 증가로 인한 교통 혼잡 가능성 등을 제시하며 대저대교 건설이 신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부 참석자는 대저대교 건설을 반대하는 환경단체로 인해 서부산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찬성 측 발언자로 나선 부산대 정헌영 도시공학과 교수는 “서부산으로 통하는 낙동강 하굿둑 도로, 구포대교, 강서낙동강교 등은 현재 교통량 증가로 극심한 정체를 겪고 있다”면서 “차량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대저대교 건설이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 측에서는 대저대교 건설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최적의 노선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한다는 것이라면서 부산시가 지난해 10월 박형준 부산시장이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최적 대안노선을 찾겠다고 한 약속을 깨뜨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성대 환경공학과 김해창 교수는 “2020년 대저대교 환경영향평가서가 반려된 이후 공동조사 협약식도 맺고 대안노선을 검토하겠다던 부산시가 이를 못받겠다고 통보한 것은 환경부 기관권고를 무시하는 것”이라면서 “다리를 건설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천연기념물인 낙동강하구의 피해를 최소화하자고 논의하자는 것인데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환경단체 측은 공청회 참여에 앞서 부산시청 앞 광장과 강서구청 앞에서 부산시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이에 맞서 도로 건설을 찬성하는 시민단체도 강서구청 앞에서 대저대교 건설을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대저대교는 부산 강서구 식만동과 사상구 삼락동을 연결하는 8.24km 길이의 다리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2020년 6월 평가서 부실을 이유로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했다. 이후 부산시는 대저대교 최고 높이를 45m에서 25m로 낮추고 직선으로 구상했던 다리 가운데 부분을 곡선으로 변경해 낙동강 하구 쪽으로 125m가량 옮기는 등 대안을 제시했지만 다른 노선을 요구하는 시민단체와 갈등을 빚고 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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