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물놀이장도 ‘불안 불안’… 피부 질환 등 피해 사례 잇따라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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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강서구 신호·울림공원 이용객
설사·구토·두드러기 등 증세 호소
대구·강원 등서도 유사 사례 발생

부산 강서구 지사동 지사공원 공공물놀이장이 어린이 피부질환 등 관련 안전검사를 위해 최근 임시 폐쇄된 모습. 부산 강서구청 제공 부산 강서구 지사동 지사공원 공공물놀이장이 어린이 피부질환 등 관련 안전검사를 위해 최근 임시 폐쇄된 모습. 부산 강서구청 제공

부산 강서구청이 운영 중인 공공물놀이장을 이용한 70여 명이 두드러기 등 피부질환을 호소(부산일보 7월 26일 자 10면 보도 등)하고 있는 데 이어 강서구청이 운영하는 또 다른 공공물놀이장에서도 유사 피해 사례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대구, 강원 등 다른 지역에서도 물놀이장을 이용한 어린이들이 설사와 구토 등의 증세를 보여 여름철 물놀이장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부산 강서구청에 따르면 지난 16일과 23일 강서구 신호동 신호공원에 마련된 야외 물놀이장을 찾은 이용객이 장염 증세를 호소했다. 5세 어린이의 학부모라고 밝힌 민원인은 “물놀이장 이용 후 아이가 밤에 토하고 잘 먹지도 못해 병원에 갔더니 장염 진단을 받았다”면서 “오후가 되자 물이 흙탕물처럼 뿌옇게 변하는 것을 보니 물놀이터 이용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지난 24일 강서구 명지동 울림공원 물놀이장을 이용했다는 또 다른 민원인은 “10세 아이가 물놀이장에서 2시간도 채 놀지 않았는데 밤에는 설사를 하고 아침에 일어나서는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 가려움증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강서구청은 지사공원 야외물놀이장을 이용한 이용객 57명이 두드러기, 장염 등의 증상을 보이자 야외물놀이장 임시 폐쇄 조치를 내렸다. 해당 물놀이장에는 지난 16일 430명, 17일 630명이 방문해 주말 사이 이용자가 1000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사공원 물놀이장 이용 후 피부질환을 호소하는 인원은 이날 기준 77건으로 이틀 만에 20명이 늘었다. 지사공원 피해 사례가 알려지자 강서구청 민원게시판과 맘카페 등에서는 유사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주민들이 잇따라 항의 글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피해사례가 급증하자 강서구청은 지난 27일 대한산업안전협회와 함께 지사동 물놀이장을 찾아 바닥재 시료를 채취하는 등 안전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 주관으로 이뤄진 수질조사에서는 수질 적합 판정을 받은 것을 감안해 외부 요인으로 인한 수질 오염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강서구청 관계자는 “개장 초반에는 아쿠아 슈즈를 신은 채 입장이 가능해 일부 어린이가 신발을 신고 물놀이장 안팎을 돌아다니거나 제대로 된 복장을 갖추지 않고 물놀이를 즐기는 등 외부오염 가능성이 있어 이후 이용수칙을 변경했다”면서 “현재 지사공원을 제외한 다른 물놀이장에서는 피해사례가 많지 않아 운영을 계속하면서 상황을 지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대구, 강원 등 다른 지역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다. 이달 초 대구의 한 공공물놀이장에서는 물놀이장을 이용한 어린이 60여 명이 설사와 같은 장염 증세를 보였다. 해당 지자체는 물놀이장을 폐쇄하고 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검사를 의뢰했다. 이후 이어진 조사에서 전염성 바이러스인 노로바이러스가 발견되기도 했다.

지난 5일 강원도 홍천군의 한 물놀이장에서는 20명 이상의 이용객이 집단 장염 증세를 호소해 물놀이장 운영이 중단됐다. 이후 홍천군청은 감염병 확산을 예방한다는 취지로 올해 물놀이장 운영을 전면 취소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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