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통학버스 사고 피해 아동, 차도 쪽으로 열린 문 내렸다 중상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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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금동 어린이 통학버스 사고

차량 뒤편으로 돌아가다 사고 발생
관할경찰서,법령 위반 집중 조사
현행 도로교통법·교육부 매뉴얼
인도나 길 가장자리 정차 명시
시교육청, 다음 달부터 특별점검

지난 12일 어린이 통학버스 사고가 발생한 부산 부산진구의 한 어린이집 앞. 정종회 기자 jjh@ 지난 12일 어린이 통학버스 사고가 발생한 부산 부산진구의 한 어린이집 앞. 정종회 기자 jjh@

속보=지난 12일 부산의 한 어린이집 앞에서 발생한 어린이 통학버스 사고(부산일보 7월 14일 자 5면 등 보도)와 관련해 당시 통학버스 하차 지점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통학버스 문이 인도가 아닌 차도 방향으로 열린 탓에 아이들이 차량 뒤편을 돌아가다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경찰이 과실 여부를 가리기 위해 수사에 나섰으며, 부산시교육청도 부산지역 어린이집 통학버스 하차 지점 등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지난 12일 부산진구 개금동의 한 어린이집 앞에서 발생한 통학버스 교통사고에 대해 관계자들의 법령 위반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어린이 통학버스 운전자와 운영자 등은 어린이가 내릴 때 보도나 길 가장자리 구역 등 자동차로부터 안전한 장소에 도착한 것을 확인한 뒤에 출발해야 한다. 교육부도 ‘유치원 어린이 통학버스 운영 매뉴얼’을 통해 ‘차량을 인도나 길 가장자리 구역 옆에 안전하게 정차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과 부산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당시 통학버스는 승강구를 어린이집 출입구가 있는 인도 방향이 아닌, 차도 방향으로 둔 채 정차했고 아이들을 내려줬다. 이렇게 되면 아이들이 차량 뒤편으로 빙 둘러가야 해서 주행 중인 차량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고, 인솔교사나 보호자의 시선도 분산돼 아이들이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다.

게다가 사고가 발생한 도로는 경사가 심한 오르막길인 데다 주택가에 있는 이면도로라 도로 폭이 좁다. 하차 지점을 세심하게 신경 쓰지 않으면 마주 오거나 통학버스를 앞지르려는 차량 등에 의한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크게 높아질 수 있는 곳이다.

사고 당시 통학버스에서 내린 A(3) 군은 차량 뒤편을 돌아 어린이집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다 눈 깜짝할 새 아이가 사람들의 시선에서 사라졌고, 어린이집 교사와 소통이 되지 않은 운전사는 그대로 출발했다. 아이는 차량 뒷범퍼에 끼여 70m가량을 끌려갔고, 사고를 목격한 어린이집 교사들이 차량을 뒤쫓아가 멈춰 세웠다. A 군은 전신 골절 등 중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해당 통학버스가 이날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승강구를 차도 방향으로 둔 채 정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60대 통학버스 운전기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치상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하고 있으며, 어린이집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통학버스는 안전한 곳에 하차해야 한다는 법을 지키지 않았고, 어린이집 측도 평소 관련 매뉴얼을 부실하게 관리한 것으로 보인다”며 “어린이집 운영자와 교사, 운전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부산시교육청 역시 해당 어린이집 통학버스 하차 지점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하차 지점과 차량 안전장치 설치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특별점검을 진행할 계획이다. 부산시교육청은 28일 오전 각 교육지원청 실무 담당자들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다음 달부터 특별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동시에 운영하며 대형 통학버스를 운행하는 부산지역 40여 개 보육시설이 우선 점검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후에는 다른 유치원이나 학원 통학차량 등으로 점검 대상을 넓혀 나갈 계획도 갖고 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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