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전보다 3.3배… 부쩍 늘어난 오토바이 법규 위반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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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산서 6만 7760건 단속

중앙선 침범은 10배 넘게 급증

코로나 장기화로 배달 증가 탓도


사진은 부산 해운대구 장산역 인근에서 경찰과 해운대 구청 관계자들이 오토바이 위법 운행 단속을 하고 있는 모습. 부산일보DB 사진은 부산 해운대구 장산역 인근에서 경찰과 해운대 구청 관계자들이 오토바이 위법 운행 단속을 하고 있는 모습. 부산일보DB

코로나19 장기화로 배달이 보편화되면서 부산지역 오토바이 단속 건수가 코로나 사태 이전과 비교해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운전자들의 인식, 배달·택배 등을 독촉하는 사회 분위기 등이 바뀔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지역 오토바이 단속 건수는 6만 7760건으로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직전인 2019년 2만 553건에 비해 3.3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중앙선을 침범해 단속된 오토바이가 급증했다. 2019년 240건이던 오토바이 중앙선 침범 단속 건수는 2021년 2493건으로 10배 넘게 증가했다. 신호를 지키지 않는 오토바이도 많이 늘었다. 2019년 2922건에 불과하던 신호위반 단속 건수는 지난해 1만 9819건으로 6배 넘게 증가했다. 안전모 미착용은 2019년 1만 2262건에서 지난해 2만 1606건으로 늘었다.


경찰이 단속을 강화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는 오토바이 운전자가 늘어난 게 사실이다. 시민들은 불편과 불안을 호소한다. 직장인 최 모(37) 씨는 “신호위반, 불법유턴 등으로 운전하다 부딪칠 뻔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며 “걸어 다닐 때도 인도를 질주하는 오토바이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기도 한다”고 말했다.

여름철에는 오토바이 소음 민원이 크게 늘어난다. 수영강 인근 아파트에 사는 시민 허 모(44) 씨는 “야밤에 불법 개조한 오토바이들이 과속하며 내는 굉음은 비행기 이착륙 소리보다 큰 것 같다”며 “법규를 위반하며 질주하는 오토바이들 탓에 불면증에 걸렸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부산경찰청은 사이카 12대와 암행순찰차 1대를 동원해 매일 부산 전역을 돌며 오토바이 법규 위반을 단속하고 있다. 경찰과 교통안전공단, 구·군청이 합동으로 소음기를 다는 등 불법 개조 오토바이 단속도 진행한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법규 위반은 본인의 생명은 물론 타인의 안전과 생명까지 위협하는 행위”라며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언제 어디서든 단속에 걸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법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엄격한 단속과 법 집행과 함께 운전자와 일반 시민의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도로교통공단 최재원 교수는 “택시업계 등에 종사하던 이들 상당수가 코로나19 이후 배달업계로 빠져나가 도로 위 오토바이가 크게 늘었다”며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당연히 법규를 지켜야 하고, 무조건 ‘빨리빨리’를 외치며 배달 시간을 독촉하는 사회 분위기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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