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보다 2배는 북적… 부산 해수욕장 ‘물 반 사람 반’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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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보복 여행’ 피서지 부산

궂은 날씨에도 오션뷰 카페 만석

7월 해운대 285만·광안리 183만

촬영지·서핑 명소 다대포도 북적

각종 축제 예정된 8월 더 붐빌 듯


지난달 31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이 휴일을 즐기려는 많은 피서객으로 붐비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지난달 31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이 휴일을 즐기려는 많은 피서객으로 붐비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코로나19 장기화의 여파를 직격으로 맞았던 부산지역 해수욕장들이 올여름 전국에서 몰려든 피서객들로 모처럼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방문객이 배가량 늘었는데 해수욕장 주변 상인들도 밀려드는 손님을 맞느라 모처럼 ‘장사할 맛 난다’는 반응을 보인다.

이런 모습은 그간 야외 활동을 억눌렀던 이들이 ‘보복 여행’의 목적지로 비용이 많이 들고 준비가 복잡한 해외여행 대신 부산 바닷가를 찾으면서 나타난 결과다.

2일 오후 1시께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은 전국에서 모인 피서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면서 덥고 습한 날씨였지만 이들에겐 별문제가 되지 않는 듯했다.

해수욕장 일대 주차장마다 차례를 기다리는 차가 길게 늘어섰고 이를 정리하는 관리 요원들도 연신 호루라기를 불어 댔다. 바다가 보이는 ‘오션뷰’ 카페는 이미 손님들이 들어차 번호표를 받고 대기하거나 발길을 돌리는 이도 많았다.



해운대해수욕장뿐 아니라 부산 해수욕장 대부분에서 비슷한 풍경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실제 부산 대표 해수욕장인 해운대해수욕장과 광안리해수욕장 올여름 방문객은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이날 부산 각 구청에 따르면 해운대해수욕장의 지난달 방문객은 285만 928명을 기록했고, 광안리해수욕장 방문객은 183만 8168명에 달했다. 두 해수욕장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방문객이 배가량 늘었다.

서울에서 온 직장인 송 모(27) 씨는 “치솟은 항공료와 코로나19 때문에 해외로 여행을 떠나기엔 부담이 돼 친구들과 함께 부산으로 피서를 오기로 결정했다”며 “지난 3년 동안 코로나19 탓에 여행 한 번 제대로 가지 못했다가 오랜만에 부산 바다를 보니 휴가 온 것이 실감 난다”고 말했다.

서부산 대표 해수욕장으로 자리매김한 다대포해수욕장도 피서객들로 가득 찼다. 이곳은 서핑 인기에 더해 영화 ‘브로커’ 촬영지로 입소문이 나면서 방문객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사하구청에 따르면 지난달 다대포해수욕장 방문객은 71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만 명 이상 증가했다.

실제 이날 오후 다대포해수욕장은 서핑보드를 들고 바다로 뛰어드는 젊은이들과 백사장에서 아이들과 모래성을 쌓는 부모들로 가득 차 있었다. 서핑을 즐기기 위해 경기도 여주에서 다대포해수욕장을 찾은 강 모(43) 씨는 “다대포해수욕장이 서핑하기 좋은 곳이라는 SNS 후기가 많아 휴가지로 다대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오래간만에 활기를 찾은 해수욕장을 보며 들뜬 표정이었다. 코로나19 재유행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다대포해수욕장 인근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 모(40) 씨는 “정말 오랫만에 손님들로 가게가 꽉 차서 장사할 맛이 난다”면서 “재유행이 왔다고는 하지만 아직 실감은 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재유행 속도가 빨라져 여름철 성수기를 망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8월에 열리는 각종 축제로 부산지역 해수욕장을 방문하는 피서객들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30일부터 7일까지 해운대해수욕장, 광안리해수욕장, 다대포해수욕장 등지에서 음악 공연과 페스티벌이 포함된 부산 바다축제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광안리에서 광안대교를 거쳐 벡스코까지 7km 구간을 걷는 ‘2022 나이트레이스 인 부산’이 열린다. 서구 송도해수욕장에선 현인 가요제, 기장 일광해수욕장에서는 기장갯마을 축제가 주말에 개최될 예정이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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