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는 야구, 이기는 야구’로 대학 야구판 흔드는 ‘정갈량’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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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명 동의대 야구부 감독

정보명 동의대 야구부 감독은 모교 후배이기도 한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며 동의대를 전국 대학 최강팀 반열에 올렸다. 정보명 동의대 야구부 감독은 모교 후배이기도 한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며 동의대를 전국 대학 최강팀 반열에 올렸다.

‘10회초 1사 2·3루 4-4 동점. 한 점을 내면 승리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상황. 타자가 스퀴즈 번트를 댔다. 3루 주자는 재빠르게 홈을 파고들었다. 투수가 번트 타구를 잡아 1루로 송구하는 순간, 2루 주자가 3루를 넘어 홈으로 돌진했다. 스퀴즈 번트 하나로 단숨에 2점을 뽑아 점수는 6-4로 벌어졌다.’

최근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는 부산지역 대학 야구부의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작전야구’가 펼쳐졌다. 많은 야구팬들은 예상하지 못한 작전에 열광했다. KBO리그 출신 베테랑 은퇴 선수들로 짜인 상대팀은 대학 선수들의 거침 없는 작전야구에 혀를 내둘렀다.


종편 야구 프로그램에 출연

변화무쌍 작전야구로 주목

후배들 프로야구 만개 위해

끊임없는 훈련에 절박함 강조

펑고로 손바닥에 굳은살 가득


정보명 동의대 야구부 감독은 모교 후배이자 선수들. 정보명 동의대 야구부 감독은 모교 후배이자 선수들.

‘작전야구’의 묘미를 일깨운 주인공은 바로 정보명(42) 동의대 야구부 감독이다. 정 감독은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에서 타자와 코치로 활약한 ‘롯데 원클럽맨’이다. 롯데 코치를 마친 뒤, 2019년 2월 동의대 야구부 감독으로 첫 감독 경력을 시작했다.

감독 4년 차인 정 감독의 성적은 화려하다. 감독 첫해인 2019년 전국체전 우승을 시작으로 대학리그인 U리그 지역대회 3연패(2019년·2020년·2021년)를 달성하며 동의대 야구부의 새로운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 동의대는 2019년 이후 매년 7할이 넘는 승률을 유지하며 강팀 반열에 올랐다. △2019년 16승 4패 1무(승률 0.800) △2020년 11승 4패 2무(0.733) △2021년 11승 3패(0.786)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16경기에서 13승 2패 1무(0.867)를 기록해 전국 43개 대학 야구부 중 승률 1위를 달리는 중이다.

정 감독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였던 모습과 마찬가지로 다채로운 작전야구로 상대 대학 야구팀을 상대한다. 정 감독은 갈고 닦은 상황별 주루·타격·수비 작전으로 상대 팀을 압도하고, 언제나 ‘앞서가는 야구·이기는 야구’를 지향한다. 덕분에 ‘정갈량(정보명+제갈량)’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정 감독은 “1점이라도 앞서가는 상황을 만들어야만, 연습했던 실력이 100% 그라운드에서 발휘된다”고 힘줘 말했다.

정 감독이 구사하는 작전야구의 근간은 ‘절박함’이다. 모교 후배인 선수들에게 ‘승리’의 절박함과 ‘프로야구 생존’의 절박함을 마음 속 깊이 새겨주기 위함이다. 그는 “선수 수급이 원활한 서울·수도권 대학 야구부나 강팀을 이기려면 연습하고 또 연습할 수밖에 없다”며 “상대 팀의 정신을 쏙 빼놓는 야구로 경기 주도권을 가져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후배 선수들이 프로 무대에서 꽃을 피울 수 있도록 하루 3~4시간씩 아주 빡빡한 일정의 훈련을 시키고 있다. 그의 손엔 펑고로 다져진 굳은살이 가득했다. 정대현(전 롯데 자이언츠 투수)·박승완 코치도 정 감독과 함께 선수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 피와 땀을 흘리고 있다.

동의대는 전국 최강 야구팀으로 입지를 굳히면서 고교야구 선수의 지원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입시에서는 특기생 9명 모집에 300명이 몰려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프로야구 구단들의 관심도 늘어나는 추세다. 동의대 효민야구장에는 스카우트 시즌마다 KBO리그 각 구단 스카우터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포수 윤준호와 △내야수 강준서 △외야수 박재성·이진석 △투수 손민규·신승윤의 KBO리그 진출이 기대된다.

정 감독의 목표는 최강 반열에 오른 지금 전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정 감독은 “대학본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전국 최고 수준의 전력을 갖추게 됐다”며 “후배들과 함께 한 점 승부에서 절대 지지 않는 야구로 꾸준한 강자로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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