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주호영 비대위’ 출항… 권성동 비대위원 합류 ‘새 암초’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성일종 등 비대위원 9명 인선
당 내부 안정화 최우선 과제
의총서 권 원내대표 재신임
“혼란 야기 책임자” 반발 기류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주호영(왼쪽)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대화를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주호영(왼쪽)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대화를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16일 공식 출범했다. 18일 첫 회의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당 지지율 하락 등 당 안팎의 총체적 위기를 해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다만 순항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대위가 출범하면서 자동으로 당 대표직에서 해제된 이준석 전 대표가 연일 여권을 향해 맹공을 퍼붓고, 국민의힘 내홍 책임론이 불거지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당내에서는 반발 기류가 감지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와 상임전국위원회를 순차적으로 열고 비대위 인선을 최종 확정했다. 비대위에는 주호영 비대위원장을 비롯, 권성동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당연직으로 참여한다. 현역 중에서는 엄태영(충북 제천단양)·전주혜(비례) 의원, 원외에선 정양석 전 의원과 6·1 지방선거에 광주시장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했던 주기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 전문위원, 최재민 강원도의원과 이소희 세종시의원이 포함됐다.

정치권에서는 비대위원들이 뚜렷한 계파가 없는 까닭에 ‘주호영 비대위’가 혁신보다는 관리에 무게를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 위원장은 “가급적 당을 조기에 안정화시키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사람으로 구성했다”며 “충분히 대표성을 고려했지만 많은 영역을 대표하기에는 6명으로 어려움이 있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번 비대위는 다음 전당대회까지 당 내부를 안정시키는 게 최우선 과제지만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대표직을 상실한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이후 연일 여권을 향한 공세를 퍼붓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신과 윤 대통령이 6월 독대한 사실을 대통령실이 부인한 데 대해 “이준석 거짓말쟁이 만들기 작전”이라며 “(독대 관련)보도가 나오고 대통령실 반응이 ‘저녁 식사를 하지 않았다’여서 대통령실에 (어떤 입장을 밝힐지)확인했다. 저는 ‘대통령실에서 만약 만남을 부인하면 저도 부인하고, 긍정할 거면 저도 긍정해서 너희에게 맞추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재신임된 권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을 맡은 것을 두고 당내에선 여전히 설왕설래가 있는데, 이 또한 ‘암초’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비상 상황의 원인 제공자, 직접적 책임자로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비상 상황 제공자가 비대위원으로 참여한다는 건 난센스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권 원내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정 의원 외에도 당내에서는 권 원내대표의 잇따른 실책이 국민의힘 내홍 사태의 원인이 됐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더불어민주당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협상에서의 번복 사태가 그 시작이며, 대통령실 사적 채용 의혹과 관련한 ‘9급 공무원 비하’ 논란에 이어 지난달 26일 본회의장에서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당이)달라졌습니다”라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노출한 게 ‘결정타’라는 것이다.

아울러 17일 비대위 출범과 관련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심리가 운명을 가를 중대 고비로 꼽힌다. 당일 중 결론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는데, 법원이 이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비대위가 첫발을 떼기도 전에 법적 지위를 잃게 되는 것이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