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물가 ‘쑥쑥’ 주재료 배춧값 갑절로… 고추 빼고 다 올랐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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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 기준 김장 재료 5년 사이 35% 뛰어
배추 도매가… 1년 전보다 무려 2.6배 ↑
“이맘때 수급 허덕여, 올 작황도 안 좋아”
무·양파도 소폭 올랐지만 ‘선방’ 수준
김장 가격 ‘고공 행진’ 11월께 꺾일 듯

부산 시내 배추 상품 1포기 가격이 지난해 갑절 가까이 뛰면서 김장철을 앞둔 소비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 손님이 대형마트에서 진열된 배추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시내 배추 상품 1포기 가격이 지난해 갑절 가까이 뛰면서 김장철을 앞둔 소비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 손님이 대형마트에서 진열된 배추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초부터 요동치던 물가가 추석을 지나며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본격 김장철을 앞두고 배 이상 오른 배춧값에 소비자 등이 휘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달곤 의원실은 “올해 4인 가구 기준 김장재료 소비자 가격은 32만 4000원이다. 2017년 24만 원이던 것이 5년 사이 35% 뛰었다”고 밝혔다.


김장재료 가격이 폭등한 주 원인은 널을 뛴 배춧값이다. 곱절도 넘게 올랐다. 이 의원실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배추 10㎏ 평균 도매가는 3만 4644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가격인 1만 3354원에 비하면 인상 폭만 무려 2.6배다.

부산이라고 전국 평균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확연히 오른 배추 가격은 그나마 저렴하다는 부산 시내 전통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전통시장을 기준으로 지난해 6800원 하던 배추 상품 1포기 가격은 1만 2600원까지 치솟은 상태다.

정부는 수급 불안을 잠재우겠다며 배추 1500t을 수매하고 비축물량을 더해 10월 초까지 모두 3000t을 시장에 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격은 쉽사리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국산 배추는 보통 2달 남짓한 생육 기간을 거쳐 시장에 출하된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상품은 주로 여름에 출하되는 강원도 고랭지 배추다. 배추가 서늘한 날씨를 좋아하는 탓에 이맘때 출하되는 고랭지 배추는 늘 가격은 비싸고 물량은 모자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측은 “다른 농작물과 달리 국내에서는 ‘김치 종주국’이라는 자부심 탓에 중국산 배추는 거들떠보지도 않기 때문에 배추는 늘 물량 수급에 허덕이고 있다”며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무렵에는 소량의 고랭지 배추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내달까지는 수급에 어려움이 있을 것”고 전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고랭지 배추에 이어 10월 중순부터 시장에 나오는 가을배추는 작황이 좋다는 점이다. 가을배추 주산지인 호남만 해도 배추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11%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여 11월 초순부터는 배추 가격도 한풀 꺾일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여기에 배추를 제외한 무와 양파 등 다른 김장 재료 가격은 추석 이후 안정세로 돌아서 김장 가격 고공행진이 길어도 2개월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서는 9월 21일 현재 전통시장 기준으로 무 1개 가격이 3750원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2300원 하던 가격에 비하면 상당히 올랐지만 배춧값에 비하면 선방하고 있다.

다른 양념 재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9500원 하던 깐마늘(1kg)이 9750원, 2000원 하던 양파(1kg)가 2500원 수준으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양념의 핵심이라 할만한 고춧가루 가격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만 8000원 하던 건고추(상품 600g)는 올해 1만 7500원을 유지하고 있다.

반여농산물시장 관계자는 “배추 가격이 춤을 추고 있지만 다행히 양념류 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며 “올해 남부 지역에 여름철 비가 드물었던 덕분에 고추 작황이 훌륭해 고추 가격이 이례적으로 지난해보다 낮게 형성됐다”고 전했다.

정부는 치솟는 김장재료 가격을 감안해 배추에 이어 무·고추·마늘 등 주요 김장 재료 수급 대책도 내달 발표할 예정이다. 젓갈 등 주요 양념류에 대한 공급 방안도 담긴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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