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내달 11일 무비자 입국 허용… ‘빗장’ 열리는 아시아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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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2년간 유지 호텔 격리 폐지
대만, 한국·일본 무비자 입국 재개
각국 관광 활성화·민생 회복 우선
WHO “아직 끝난 것 아니다” 경계

일본 정부가 다음 달을 목표로 외국인 관광객의 비자 면제 및 개인 여행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코로나19 입국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 스크린에 일본행 여객기 정보가 띄워져 있다. 한편 박진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19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양국 간 무사증(비자) 입국 재개에 관해서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고려해야 하지만, 인적 교류가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는 데 양측이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다음 달을 목표로 외국인 관광객의 비자 면제 및 개인 여행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코로나19 입국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 스크린에 일본행 여객기 정보가 띄워져 있다. 한편 박진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19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양국 간 무사증(비자) 입국 재개에 관해서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고려해야 하지만, 인적 교류가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는 데 양측이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취했던 각종 입국 규제를 잇달아 해제한다. 올겨울 재유행 우려에도 불구, 정책 우선순위를 관광 활성화, 민생 회복에 맞추는 등 엔데믹 분위기가 감지된다.

최근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는 곳은 대부분 아시아 국가들이다. 주요 수입원에서 관광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데다, 경쟁 도시에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앞다퉈 빗장을 푼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2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음 달 11일부터 하루 입국자 5만 명의 상한선을 없애고 외국인의 무비자 개인 여행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그간 코로나19 검사 의무 완화 등 대부분의 여행 규제를 해제했었으나, 여행사를 통한 단체비자 발급 조치는 유지해왔다. 기시다 총리 발표 이후 우리나라 등에서는 일본행 항공편이 늘고 예약률도 폭증하고 있다.


홍콩은 26일부터 2년여 동안 실시해 온 ‘입국자 호텔 격리’ 규정을 폐지한다. 입국자는 호텔 격리 대신 사흘간 건강 추적 관찰 대상자가 된다. 다만 코로나19 백신을 2차까지 접종하지 않은 외국인은 입국할 수 없다는 규정은 유지된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상황에 따라 추가 완화 조치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지 재계에서는 “다국적 기업이 싱가포르로 인력을 재편하고 있다”면 완전한 규제 폐지를 촉구한다.

대만 보건당국도 오는 29일부터 한국, 일본 등 무비자 국가에 대한 입국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또 입국 시 무증상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던 PCR 검사를 없애고 신속항원검사 4회로 대체한다고도 전했다. 다음 달 13일부터는 ‘3일간 자가격리’ 규제도 폐지할 전망이다.

태국도 다음 달 입국자에 대한 백신 접종·코로나19 검사 증명서 제출 의무를 폐지한다. 코로나19를 ‘위험한 전염병’에서 ‘감시하에 있는 전염병’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된 것이다. 앞서 베트남, 싱가포르, 캐나다도 입국자에 대한 무작위 검사 등의 빗장을 풀었고, ‘제로 코로나’를 고수하며 강력한 규제 조치를 취했던 중국도 국경 지역을 여행하는 외국인 단체 관광객에 한해 입국 규정을 완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의 핵심 의제에서도 코로나19 대유행은 밀려나는 분위기다. 23일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0일 미국 뉴욕에서 개막한 제77차 유엔총회에서 격변하는 국제 정세에 따라 코로나19가 잊혔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를 3번, 팬데믹을 1번 언급했는데 이는 각각 10번, 6번 말한 지난해 총회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프랑스, 독일, 튀르키예 등의 정상들도 모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나 기후 변화 등에 초점을 맞췄다. WP는 “서방과 이란의 핵 합의, 에티오피아 내전, 미·중 대립,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서거 등 다양한 문제가 이제 코로나19보다 우선시됐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것을 견제하고 있다. 2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끝이 보인다고 해서 끝난 것은 아니다”라면서 “특히 가난한 국가에서 팬데믹 종식은 아직 먼 이야기”라고 말했다. 각국 전문가는 코로나19 추가 변이, 겨울철 재유행 등의 가능성도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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