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당당한 홀로서기 간절한 철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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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에 어릴 적부터 혼자
보육원 나온 후 사회 적응 진통
노숙 전전하다 교통사고까지
새로운 거처 필요하지만 막막

철구 씨는 몇 개월째 창문도 없는 고시텔 작은 방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철구 씨에겐 자신을 돌봐주거나 아픔을 공감해줄 가족이 없습니다. 가족이 어떤 느낌인지 알지도 못합니다. 너무 어릴 적부터 혼자였습니다.

철구 씨는 보육원에서 자랐습니다. 지적장애가 있는 철구 씨는 보육원 안에서 친구를 많이 사귀지 못했고, 세상을 살아가는 법도 많이 배우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보육원 안에 있을 때가 더 행복했습니다. 홀로 설 준비도 안 됐고, 돌봐줄 이도 없지만, 성인이 되는 해에 보육원을 나와야 했습니다. 법이 그렇습니다.


철구 씨는 지적장애 때문에 사회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지만, 세상은 그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았습니다. 당장 살 거처도 구하지 못했고 결국 노숙자가 됐습니다. 노숙자쉼터에 들어가지 못하는 날에는 길에서 자야 했고, 노숙자 무료 급식소가 열리지 않으면 굶어야 했습니다.

다행히 교회의 도움을 받아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이 되면서 상황은 좋아지는 듯했습니다. 작은 방도 구하고, 끼니를 해결할 수 있게 됐습니다. 보육원을 나온 뒤 처음으로 희망이란 걸 품어봤습니다.

하지만 그런 설렘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바깥 생활에 익숙했던 철구 씨는 위생관리나 청소·정리하는 방법을 몰랐습니다. 이웃과 갈등이 생겼고, 이웃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또 이웃이 무섭기도 해 철구 씨는 거리로 다시 나왔습니다. 다시 노숙생활을 시작하고 얼마 안돼, 교통사고가 있었습니다. 왼쪽 다리를 크게 다쳐, 지금도 비가 오는 날엔 통증으로 잘 걷지 못합니다.

이후 틈틈이 모아둔 돈으로 임시로 고시텔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장애와 긴 노숙 생활 등으로 시간이 걸렸지만, 그래도 처음 거리에 나왔을 때보다는 홀로 설 수 있는 위치에 많이 다가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철구 씨의 홀로서기까지 가야 할 길은 아직 험난합니다. 고시텔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4층에 있습니다. 교통사고로 다친 다리와 선천적 척추 기형으로 허리가 불편한 그에겐, 불편을 넘어 건강에 무리가 되는 생활환경입니다. 새로운 거처가 필요하지만 당장 이사를 할 만한 형편이 되지 못합니다.

철구 씨는 노숙 생활을 하던 중에도 경찰서에 분실물을 신고해 주인을 찾아주는 심성을 가졌습니다. 평생 힘든 환경에 있었지만, 잘 웃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밝고 순박한 철구 씨가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배울 조금의 여유를 얻는다면, 당당히 홀로서기에 성공해 지역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겁니다. 철구 씨가 밝은 모습을 잃지 않고 우리의 이웃이 될 수 있도록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망미1동 행정복지센터 이동현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QR코드를 스캔하면 댓글 게시판으로 이동하고 댓글 1건당 부산은행이 1000원을 기부합니다.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15분에 방송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지난달 23일 자 명호 씨 사연

지난달 23일 자 명호 씨 사연에 73명의 후원자가 271만 8260원을, 특별후원 BNK부산은행 공감 클릭을 통해 130만 5000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명호 씨의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데 사용됩니다. 명호 씨는 마음을 다시 잡고 딸의 몫까지 열심히 살아가겠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면서 받은 것 이상으로 어려운 이웃을 보살피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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