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대출 10건 중 9건 변동금리형… 20~30대 이자 부담에 ‘잠 못 드는 가을’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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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전세 금리 ‘연 7% ’육박
20~30대 전세대출 100조 원 육박
대출 비중 높은 청년층 상환 부담
진선미 의원 “대출대환 등 강구를”

전세자금 대출 현황에 따르면 은행권 변동금리형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작년 말 기준 151조5천억원으로 전체 162조원의 93.5%를 차지했다. 전세자금 대출 대부분이 변동금리형으로 이뤄져 금리상승 위험에 크게 노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은행 앞 현수막. 연합뉴스 전세자금 대출 현황에 따르면 은행권 변동금리형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작년 말 기준 151조5천억원으로 전체 162조원의 93.5%를 차지했다. 전세자금 대출 대부분이 변동금리형으로 이뤄져 금리상승 위험에 크게 노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은행 앞 현수막. 연합뉴스

은행권에서 취급한 전세자금 대출의 10건 중 9건 이상이 변동금리형 상품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 금리상승기를 맞아 전세자금 금리가 이미 연 7%에 육박하고 있어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전세대출 비중이 큰 20~30대 청년층의 상환 부담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1일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전세자금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 변동금리형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작년 말 기준 151조 5000억 원으로 전체 162조 원의 93.5%를 차지했다.

전세자금 대출 중 변동금리형 대출 비중은 2019년 말 83.2%에서 2020년 말 86.7%, 그리고 지난해 말 93.5%까지 최근 3년간 상승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몇년간 전세자금 대출 잔액이 급증한 가운데, 고정금리형 대출이 서민금융지원을 위한 일부 정책금융상품에서만 공급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대출잔액 증가와 더불어 대출금리 인상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불과 2년 전 연 2∼3%에 불과했던 전세자금 대출금리는 최근 연 7%에 육박하고 있다. 이달 3일 기준 전세자금 대출(주택금융공사보증·2년 만기)금리는 연 4.260∼6.565% 수준이다.

문제는 연말까지 대출금리가 더욱 치솟을 것이란 점이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2일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P) 인상)에 나서고 11월에 추가로 0.25%P를 인상할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상승 폭(0.75%P)만큼만 높아져도 연말께 전세자금 대출금리는 8%에 근접할 전망이다. 현실화될 경우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이후 거의 14년 만의 일이다.

전세자금 대출의 이용 고객은 20~30대 청년층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만큼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 부담이 타 연령대에 비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올 6월 말 기준 20대 차주 수는 30만 6013명(22.2%), 30대 차주 수는 54만 2014명(39.4%)으로, 20∼30대 차주가 전체의 61.6%를 차지했다.

대출 금액 기준으로도 20대 차주가 23조 8633억 원(14.1%), 30대 차주는 70조 1325억 원(41.5%)으로 20∼30대 전세대출 잔액(93조 9958억 원·55.6%)이 100조 원에 육박했다.

이에 진 의원은 “전세자금 대출은 주거를 위한 생계용”이라며 “금리의 가파른 인상으로 청년층이 과도한 빚 부담을 떠안아 부실화하지 않도록 전세자금 대출 대환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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