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우루과이·아르헨… ‘부산월드엑스포’ 우호 분위기 확산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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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총리, 남미 3개국 순방
중남미, 아직 지지국 정하지 않아
판세 뒤집을 ‘교두보 역할’ 기대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통령궁에서 알베르토 앙헬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환담을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통령궁에서 알베르토 앙헬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환담을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부산 유치에 도전 중인 한국(부산)이 최근 중남미 거점 국가들을 상대로 전방위적 유치 활동을 펼치며 중남미 지역에서 우호적 분위기를 만들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중남미를 비롯한 미주 지역 국가 대부분은 아직 지지 국가를 정하지 않고 있어 이들 국가의 지지를 최대한 이끌어낸다면 판세를 뒤집는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9~17일 한덕수 국무총리의 남미 3개국 순방에서 칠레,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등 방문국들은 한국 유치에 적극 힘을 쏟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순방에서 부산시에서는 조유장 2030엑스포추진본부장 등이 동행했다.

한 총리는 2030월드엑스포 유치 지지 기반 확대를 주요 목적으로 한 이번 순방에서 3개국 대통령을 만나 한국의 2030월드엑스포 유치 역량과 개최 의지를 강조하며 한국 지지를 요청했다. 한 총리도 귀국 전 기자간담회에서 “칠레와 우루과이는 우리와 비슷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나라이며, 이번에 방문한 3개국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고 평가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열린 가브리엘 보리치 폰트 대통령 주최 공식 오찬에 참석한 모습. 국무총리실 제공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열린 가브리엘 보리치 폰트 대통령 주최 공식 오찬에 참석한 모습. 국무총리실 제공

방문국 최고지도자들도 한국에 힘을 싣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브리엘 보리치 폰트 칠레 대통령은 “민주주의, 인권 등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에서 월드엑스포가 개최돼야 한다”며 한국 지지 의사를 강하게 시사했다는 게 부산시 전언이다. 루이스 라카예 포우 우루과이 대통령과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한 총리의 지지 요청에 각각 “내부적으로 긍정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도 중남미 동포사회와 현지 유력 기업 등과 접촉하고 2030월드엑스포의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는 한편 민간 영역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실제 정부와 부산시는 최근 중남미 거점 국가를 우군으로 확보하기 위해 집중 공략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대통령 특사인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박형준 부산시장, 한 총리 등 최고위급 인사들이 연이어 중남미 국가를 찾아 엑스포 유치전 지지를 호소했다. 이 기간 한국이 방문한 중남미 국가만도 7개국인데, 특히 이들 방문국들이 모두 중남미 거점 국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부분 방문 국가에서 한국 인사들이 방문국 최고 의사결정권자를 직접 만나 지지를 호소한 점이 한국 지지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 형성에 상당히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조유장 본부장은 “국제박람회기구 미주 지역 회원국이 30개국인데 경쟁국들은 아직 중남미 국가들과 접촉이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들 중남미 국가가 최종 개최지 결정에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이 지역을 (한국이)선제적으로 공략함으로써 한국, 부산에 우호적 분위기가 이미 상당히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부산시는 연말과 내년 초 추가적으로 중남미 국가를 방문하거나 중남미 국가 주요 인사를 국내로 초청해 최종적으로 한국 지지 의사를 이끌어낼 방침이다. 최근 집중적인 중남미 국가 방문을 통해 그들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파악한 만큼 정부나 민간 기업 차원에서 교류·협력할 부분을 찾아내 그들에게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962년 한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칠레, 아르헨티나 등 15개국에서는 수교 60주년 기념 행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열리고 있어 민간 차원의 교류와 지원을 통해 한국 지지를 이끌어내는 방안도 추진될 전망이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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