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해양CEO아카데미] “성찰로 지식과 지혜 균형 이뤄질 때 안목 생겨요”

백현충 기자 cho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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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가 홍푸르메 ‘탁월한 안목’ 특강

국립현대미술관 공공미술 프로젝트 출품
“부산엑스포 유치에 도움 됐으면”
미술과 타 장르 협업 성공 모델 제안도

동양화가 홍푸르메 씨가 19일 부산일보 해양CEO아카데미 제7기 과정에서 ‘탁월한 안목’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동양화가 홍푸르메 씨가 19일 부산일보 해양CEO아카데미 제7기 과정에서 ‘탁월한 안목’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안목은 사물을 보고 분별하는 견식(見識)입니다. 냄새는 ‘맡는다’고 하는 반면에 향기는 ‘듣는다’는 표현을 쓰잖아요. 그 차이가 뭘까요.”

‘동양 빛의 예술가’로 불리며 주요 작품의 드라마 출연으로 최근 대중 인기까지 누리고 있는 동양화가 홍푸르메 씨가 지난 19일 부산일보 해양CEO아카데미 제7기 과정에서 ‘탁월한 안목’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그는 “관찰이 깊어지면 성찰이 되고, 깊은 관찰을 위해서는 그만큼 깊은 침묵이 필요할 때가 있다”면서 “성찰하면 지식과 지혜의 균형이 이뤄지는데, 저는 그때 비로소 안목이 생겨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즉, 안목은 가치를 분별하는 능력이고, 다른 경험과 지식을 일컫기도 하는데, 탁월한 안목이란 ‘같은 것을 보고 다르게 볼 줄 아는 힘 같은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또 안목을 짧은 시간에 높일 방법을 묻는 질문에 대해 “아주 좋은 차를 마시면 종전에 마시던, 그렇지 못한 차와의 차이를 금방 느낄 수 있지만, 그 차 가격이 너무 비싸면 그럴 경험을 쌓기 어렵기 때문에, 작은 작품이라도 조금씩 느껴가면서 가슴이 뭉클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는 말로 ‘안목 기르기’의 긴 호흡을 은근히 강조했다.

부산 고신대 조형예술디자인학과 교수 출신의 전업작가인 그는 국내외 개인전 33회, 단체전 300여 차례를 기록하는 중견작가다. 2012년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포스터, 지난해 방영된 tvN 인기 드라마 ‘마인’의 주제 작품 등에 그의 작품이 선정되면서 대중적인 주목도 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국립현대미술관이 4명의 여성작가를 대상으로 기획한 초대형 공공미술 프로젝트(아트 스케이프X공공)에 그의 작품이 영상으로 출품되면서 서울 도심 한복판을 자신의 ‘여백미’로 채우는 영예를 얻었다.

“강남역∼신논현역은 서울에서도 가장 핫한 지역으로, 거리 광고 값이 상상을 초월하는데, 강남구청과 CGV가 귀한 공간을 기꺼이 제공했죠. 덕분에 코로나19에 지친 서울 시민들이 예술 체험을 통해서 큰 위로를 받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는 “도심 거리를 활용한, 이런 공공 프로젝트를 부산의 엑스포 유치 활동에도 활용하면 좋겠다”면서 ‘아트 스케이프X공공’의 부산판을 전격 제안했다. 부산시나 부산문화재단이 검토해 본다면 그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홍 작가는 아울러 “예술을 지역기업과 시민들이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을 터고, 그런 아이디어와 협업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고민할 필요가 있다”면서 “부산국제영화제도 영화 축제에 그치지 말고 미술과 같은 다른 장르와의 협업을 통해서 상업적 성공 모델을 만들어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루이비통이 아티스트와 협업해서 얼마나 큰 성공을 거둡니까. 부산이, 부산의 예술가와 기업이 그런 상업적인 성공을 못 거둘 이유가 뭐 있나요. 문제는 함께해 보자는 제안과 실천, 노력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요.”

그는 컬러를 쓰지 않는 작가로 유명하다. 오로지 큰 붓으로 먹을 그리면, 먹과 여백의 경계에서 구름이나 강, 숲, 심지어 히말라야 같은 설산이 생동하듯 나타난다. 그는 “여백에서 세상 모든 것을 상상할 수 있고, 그것이 ‘기운생동’으로 함축된 동양화의 묘미”라고 강조했다.


백현충 기자 cho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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