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MZ세대 공무원 10명 중 8명 "사직 고려해봤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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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가 올 8월 31일 부산시청 앞에서 '공무원 임금 1.7% 상승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인 희생강요를 즉각 중단하고 물가인상률을 반영한 공무원보수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부산일보DB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가 올 8월 31일 부산시청 앞에서 '공무원 임금 1.7% 상승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인 희생강요를 즉각 중단하고 물가인상률을 반영한 공무원보수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부산일보DB

부산의 20~30대, 이른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공무원 10명 중 8명가량은 저임금과 악성 민원 등으로 사직을 생각해 본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는 최근 부산 자치구 14개 지부에서 근무 중인 20대∼30대 공무원 29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 공무원의 임금과 근무조건' 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대상자의 79.6%인 2302명은 공무원 사직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사직 고려의 이유는 ‘낮은 임금’ 42.1%, ‘악성 민원’ 28.7%, ‘저녁과 주말 보장 안 됨’ 14.7%, ‘수직적·폐쇄적 조직 문화’ 11.2% 순이었다.

개선해야 할 공직사회 조직문화로는 ‘불필요한 업무 양산 등 보여주기식 행정’ 51.6%, ‘부당한 업무 분장’ 25.3%, ‘수직적 업무 지시’ 13.7%, ‘상급자의 갑질’ 4.3% 등을 꼽았다.

반면 응답자의 80%는 공무원 임용 준비 기간이 최소 1년을 넘겼다. 공무원이 되려고 한 이유는 '정년 보장' 48.5%, '워라밸' 25.9%, '노후 보장' 15.5% 등의 순이었다. 결국 MZ세대 공무원들은 안정적이고 여유로운 일터를 가지려 장기간 준비를 했지만, 막상 공무원이 된 뒤 비효율적인 조직 문화, 낮은 임금, 민원 등에 시달리면서 사직까지 고려하게 된 것으로 해석된다.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 측은은 “내년도 9급 공무원 1호봉 급여가 160여만 원에 불과하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열악한 실태와 노동환경이 재조명받고 있다”며 “특히 왜곡된 공무원에 대한 인식에 따른 악성민원으로 청년공무원은 입사와 동시에 육체적, 정신적 고통에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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