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양호 쓰레기 불법투기도 문제지만…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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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수자공 늦장 수거
상수원 보호구역 관리 맹점

상수원 보호구역인 진주 진양호 주변에 불법투기된 쓰레기. 김현우 기자 상수원 보호구역인 진주 진양호 주변에 불법투기된 쓰레기. 김현우 기자

상수원 보호구역인 경남 진주시 진양호가 쓰레기 불법투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적이 드문 비탈 등 곳곳에 어김없이 쓰레기가 대량으로 버려져 있지만 수거 책임이 있는 진주시와 한국수자원공사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진양호는 1969년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처음 지정됐다. 저수면적은 28.2㎢로 여의도 면적의 10배이다. 크기만 놓고 보면 충주호와 소양호, 대청호에 이어 전국에서 4번째로 크다. 특히 상류에 경호강과 덕천강이 있어 상수원 보호구역 면적은 47.34㎢에 달한다.

서부경남지역 대표 드라이브 코스인 진양호 일주도로를 비롯해 수십 개의 도로가 얽히고설켜 있는데, 일주도로 곳곳에서 불법으로 버려진 쓰레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대다수가 썩지 않는 플라스틱이나 비닐이라, 상수원 보호구역이라는 팻말이 무색할 정도다.

진양호가 상수원 보호구역임을 알리는 팻말. 김현우 기자 진양호가 상수원 보호구역임을 알리는 팻말. 김현우 기자

차량 통행이 적은 구간에는 마대에 담긴 폐기물이나 전자제품, 대형 철 구조물까지 버려져 있다. 폐기 비용을 아끼려고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 몰래 버리고 달아난 것이다.

CCTV가 없는 상황에서 주로 야간에 불법투기가 이뤄지다 보니 현장 적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형 철 구조물도 오랜 기간 방치돼 있다. 김현우 기자 대형 철 구조물도 오랜 기간 방치돼 있다. 김현우 기자

현재 진양호 쓰레기 수거는 진주시와 한국수자원공사 남강댐지사가 맡고 있다.

수해쓰레기와 수면에 있는 쓰레기는 남강댐지사가, 그 외의 것들은 진주시가 치우고 있는데 경계지점은 관리 주체가 모호해 그대로 방치되는 경우가 잦다. 실제 현장에는 폐선박 한 대가 10년 넘게 방치돼 있다.

경계지점에 방치된 폐선박. 김현우 기자 경계지점에 방치된 폐선박. 김현우 기자

경계가 명확해도 수거는 쉽지 않다. 시나 남강댐지사 모두 인력에 비해 관리구역이 너무 넓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또 경사가 급한 곳이 많아 안전사고 우려도 크다.

남강댐지사 관계자는 “일반 쓰레기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나오는 생활 쓰레기도 버리고 간다”며 성숙한 시민의식을 강조했다.

진주시 관계자는 “상수원 보호구역 범위가 너무 넓어 시민 제보를 받으면 수거하고 있다”면서 “당분간 불법투기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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