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해법 시급한 윤, 시진핑 대면한다면 방한 요청할 듯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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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정상회담 가능성은?

3연임 후 첫 다자외교 시진핑 주석
미국 이어 일본과도 정상회담 확정
대통령실 “현재로선 일정 미확정”
중국의 ‘외교 수싸움’ 가능성도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응우라라이국제공항에 도착하자 인도네시아 전통 공연단이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응우라라이국제공항에 도착하자 인도네시아 전통 공연단이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캄보디아 프놈펜에서의 마지막 날인 13일 한·미, 한·미·일, 한·일 정상회담을 잇따라 가지며 한반도 주변국 정상들과 머리를 맞댔다. 두 달 전 뉴욕 순방 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짧은 만남으로 인한 아쉬움을 풀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남은 관심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대면이 성사될지, 두 정상이 만난다면 어떤 대화를 나눌지다.

윤 대통령은 14일부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주요 20개국(G20) 관련 정상외교를 펼치고 있다. 시 주석은 최근 중국 공산당 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지은 후 첫 다자 정상외교 일정으로 G20을 선택했다. 이날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후 한·중 정상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은 “지켜봐 달라”이다. 아직까지 대면이 확정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능성을 닫아 두지도 않았다.

일단 현재로선 G20 회의장 안팎에서 처음 대면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 대통령실은 당초 형식 있는 만남보다 ‘자연스러운 만남’에 방점을 찍었지만 정상외교 과정에서 양자 회담에 대한 기대감도 완전히 버리지는 않았다.

대통령 국가안보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10일 “시 주석과는 자연스럽게 회의장에서 만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정식 정상회담인지 풀어사이드(약식 회담)인지 조우인지 현재로서는 확정된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어떤 형태로든 시 주석과 만난다면 그의 방한을 요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 주석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서울을 국빈 방문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두 차례 방중에도 답방을 하지 않아 상호 교차방문 관례가 깨진 상태다.

북한의 오랜 후원자로 자리매김한 중국을 통해 핵문제 해법을 간접적으로 찾아야 하는 윤 대통령으로서는 아쉬운 상황이다. 더군다나 윤 대통령은 13일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을 채택하는 등 미국의 중국 견제 전략에 사실상 보폭을 맞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시 주석이 쉽게 자리를 허용할 것 같지는 않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이 한·미·일 공조의 ‘약한 고리’로 평가받는 한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며 대중국 견제 체계를 흔드는 시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시 주석이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 짓지 않은 채 시간 끌기에 나서는 것은 ‘외교적 수싸움’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과 달리 일본이 중국과의 정상회담 일정을 17일로 확정했다는 점에서 이런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시 주석과 기시다 총리의 정상회담은 1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다. 중국과 일본 정상이 대면 회담을 하는 것은 시 주석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2019년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난 뒤 약 3년 만이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10월 취임 직후 시 주석과 한 차례 통화했을 뿐 대면 회담은 하지 않았다.

한편 윤 대통령은 15일 늦은 밤 인도네시아 발리를 떠나 귀국한다. 얼마 남지 않는 시간 동안 한·중 정상의 의미있는 만남이 성사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발리(인도네시아)=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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