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윳값 10% 가까이 올랐는데도… 정부 “밀크플레이션 가능성 별로 없어”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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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가격 인상 탓 우윳값 올라
정부 “연쇄 인상 가능성 적어”
‘AI 확산’ 우려 계란은 상승세

흰우유 원재료인 원유(原乳) 가격 인상에 따라 흰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가격이 오른 가운데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우유 제품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흰우유 원재료인 원유(原乳) 가격 인상에 따라 흰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가격이 오른 가운데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우유 제품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흰우유의 원료가 되는 원유가격이 오르면서 흰우유도 6.6%~9.6% 인상됐지만 정부는 연쇄적으로 커피와 빵류 가격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 현상은 가능성이 적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2일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가축질병이 잇따라 발생하고 축산물 생산비가 오르고 있지만 현재 축산물 수급상황은 대체로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통계청 발표 축산물 소비자물가는 지난 5월에 돼지고기 수요 증가로 전년 대비 12.1%까지 상승한 바 있다. 이에 정부는 축산물 할당관세와 사료구매자금 지원, 축산물 할인행사 등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축산물 소비자가격은 전반적으로 안정돼 10월 축산물 소비자물가는 1.8% 상승에 그쳤다고 밝혔다.


먼저 계란·닭고기의 경우 고병원성 AI 발생에도 불구하고 생산 및 공급 기반은 안정적인 상황이다. 10월부터 현재까지 고병원성 AI가 18건 발생했지만 산란계 농장 발생은 3건, 살처분도 35만 마리(전체 사육마릿수의 0.5%)에 불과하다.


9월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산란계 사육마릿수는 7586만 마리로 역대 최고 수준이고, 10월 말 기준 일일 계란 생산량은 약 4550만~4600만 개 수준으로 평년 9월에 비해 약 200만 개 많은 수준이다.

농식품부는 “다만 AI 확산을 우려하는 수급 불안심리 등으로 인해 산란계 농가의 희망 수취가격 인상, 유통업체의 재고 확보 수요가 증가하면서 계란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국내 공급 부족 상황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면 지난 겨울과 같이 신선란을 직접 수입하는 등 국내에 충분한 양의 계란을 즉시 공급할 예정이다.

닭고기는 육계 농장에서 AI 발생은 1건, 살처분도 17만 마리(전체 사육마릿수의 0.2%)에 불과해 수급 영향이 적다.

소고기는 공급 증가로 소비자가격이 하락세이며, 돼지고기 소비자가격은 산발적인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에도 불구하고 공급 증가로 전년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농식품부는 2024년까지 한우 공급량이 증가해 소비자가격도 지속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돼지고기는 추석 이후 농장에서 총 5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으나 살처분 마릿수는 약 2만 7000여 마리로, 전체 사육마릿수의 0.2% 수준으로 향후 공급에는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우유는 가격이 올랐다.


흰우유의 원료가 되는 원유 기본가격은 10월 16일부터 소급해 L당 49원 올랐다. 올해 연말까지는 3원을 추가로 지급하고, 내년 1월부터는 49원 인상된 기본가격이 적용된다.

원유가격 인상 이후 마시는 흰우유 소비자가격은 11월 17일부터 서울우유에서 L당 180원 올린 2890원, 매일유업에서 900ml를 250원 올려 2860원, 남양유업에서 230원 올려 2880원을 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흰우유 가격은 약 6.6%~9.6% 인상됐다.

농식품부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국제 곡물 가격 상승 영향으로 세계적으로 우유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9월 기준 전년 대비 미국 원유가격은 33.3%, 유럽연합은 46.1% 상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흰우유 가격 상승에 따라 우유가 사용되는 커피, 빵류 등의 연쇄적인 가격 인상 우려는 적다고 밝혔다. 이른바 밀크플레이션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것. 농식품부는 “올해 이미 커피, 빵류의 가격 인상이 있었던 점, 빵 등 제조 원가에서 우유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우유 가격 상승으로 인한 추가적인 가격 인상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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