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함께할 귀명창을 모십니다” 젊은 소리꾼 4인 4색 판소리 완창 무대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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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부산국악원 성악단
13~16일 ‘소리광대Ⅱ’
동초제 ‘춘향가’는 7시간 공연
올해 흥보가·심청가·춘향가
판소리 다섯 바탕 완창 완성

16일 7시간짜리 '동초제 춘향가' 완창 무대에 도전하는 신진원 단원.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16일 7시간짜리 '동초제 춘향가' 완창 무대에 도전하는 신진원 단원.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15일 4시간 30분짜리 ‘보성소리 심청가’를 선보일 정윤형 단원.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15일 4시간 30분짜리 ‘보성소리 심청가’를 선보일 정윤형 단원.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14일 2시간 30분짜리 ‘만정제 흥보가’를 공연할 조수황 단원.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14일 2시간 30분짜리 ‘만정제 흥보가’를 공연할 조수황 단원.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13일 ‘가야금 병창 눈대목’을 보여줄 신현주 단원.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13일 ‘가야금 병창 눈대목’을 보여줄 신현주 단원.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소리광대(廣大)’는 뛰어난 목청의 소유자로 판소리 명창을 이르는 말이다. 국립부산국악원(원장 이정엽)이 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간 성악단 소속 젊은 소리꾼 4명이 펼치는 완창 판소리 무대 정기공연 ‘소리광대Ⅱ’를 개최한다.

국립부산국악원 예지당에서 총 4일간 펼쳐질 공연 중 13일 오후 7시 30분 ‘가야금 병창 눈대목’(신현주·1시간), 14일 오후 7시 30분 ‘만정제 흥보가’(조수황·2시간 30분), 15일 오후 2시 ‘보성소리 심청가’(정윤형·4시간 30분), 16일 오후 2시 ‘동초제 춘향가’(신진원·7시간)를 각각 선보인다.

국립부산국악원은 2021년 처음으로 ‘소리광대’를 개최했는데 반응이 좋아 2년 만에 두 번째 완창 무대를 갖게 됐다. 2년 전엔 ‘수궁가’(신진원)와 ‘적벽가’(정윤형)를 선보였고, 이번에 ‘흥보가’ ‘심청가’ ‘춘향가’를 보태 판소리 다섯 바탕을 완성한다. 장악과 지유정 주무관은 “판소리 완창은 쉽지 않다. 최소 2시간에서 최장 8시간 동안 진행돼 쉽게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4명의 공연 중 제일 긴 시간을 노래하는 신진원 단원은 “원래 동초제 춘향가 소리를 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다 부르면 8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번엔 7시간으로 만들 예정이어서 저에게도 도전의 시간”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긴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소리꾼의 내공과 판소리의 매력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공연이다. 춘향가는 동초 김연수(1907~1974) 선생이 기존의 판소리를 새롭게 재구성한 작품이어서 그의 호를 따서 동초제로 부른다. 동초제는 가사와 문학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사설이 정확하고 너름새(동작)가 정교하며 불임새(장단)가 다양하다. 또한 가사 전달이 확실하고 맺고 끊음이 분명한 특징이 있다. 신 단원은 동초제 이일주 바디(판소리와 산조 같은 전통음악에서 명창이 스승으로부터 전수받은 온바탕)를 선보인다. 고수 이진희(악장), 강정용(수석), 윤승환(상임단원).

보성소리 심청가는 정윤형 단원의 색깔을 느낄 수 있는 무대이다. 정 단원은 “소리를 통해 귀명창 분들과 함께 호흡하는 공연으로 이끌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무대는 심청가 서편제(강산제) 보성소리 윤진철 바디로 전남 보성에 살던 정응민(1896~1964) 명창이 동서편의 소리 법제를 마름해 예술적 완성도를 높인 소리 법제다. 심청가는 인간이 겪는 희로애락 감정 중에 슬픔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극적인 대목이 많아 보성소리 특유의 섬세함과 다채로운 음색 변화가 돋보인다. 고수 강정용 윤승환.

유려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소리를 가진 ‘만정제 흥보가’는 조수황 단원이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주목된다. 이번에 보여주는 흥보가는 만정제로 김소희(1917~1995) 명창에서 신영희 명창에게로 그리고 조수황에 이르렀다. 만정 김소희 흥보가 신영희 바디는 국창으로 추앙받는 김소희 명창에 의해 사설이 다듬어지고 시김새가 정련돼 완성도가 높은 소리이다. 동편제 흥보가 중에 여창으로 이어진 바디로 놀보가 제비 후리러 나가는 대목까지 부른다. 고수 윤승환.

가야금 병창은 판소리를 근간으로 파생된 연희 양식으로, 한 명의 연희자가 소리와 연주를 병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원래 가야금 산조 명인들이 가야금 병창도 불렀지만, 오늘날에는 산조와 병창 연주자가 분리되는 추세라고 한다. 신현주 단원은 “가야금을 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게 상당히 힘들다. 연습을 통해, 공연을 통해 노래가 제 것이 된다는 게 정말 기분 좋다”고 말했다. 신 단원의 가야금 방향은 박귀희제로 허두가(단가) ‘녹음방초’로 시작해 수궁가, 흥보가, 춘향가, 적벽가, 심청가 눈대목을 가야금 병창으로 들려준다. 고수 오다교(상임단원).

한편 이번 공연의 연출과 해설에는 전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지기학 예술감독이 맡았다. 지 예술감독은 “무대와 객석, 판소리 제도와 전통을 다시금 되돌아보며 연출에 임했다”고 강조한다. 신진원 단원은 “굉장히 긴 시간인 만큼 전날 푹 주무시고 함께 체력 관리를 잘 해서 완창 무대를 끝까지 마무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A석 1만 원, B석 8000원. 문의 국립부산국악원.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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