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속도조절 관측에 대출·예금 금리도 '털썩'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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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하단 3%대
기준금리 동결·금융당국 압박 영향
예금금리도 3.40~3.51% 수준 그쳐

사진은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연합뉴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연합뉴스

시중은행의 대출·예금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 동결 예측에 더해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금리 인상 최소화를 적극 요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660∼5.856% 수준으로 나타났다. 약 한 달 전인 같은 달 3일과 비교하면 하단 금리가 0.75%포인트(P) 줄어든 것이다. 시중은행의 3%대 주담대 혼합형 금리는 지난해 2월 이후 약 1년여만에 처음이다.


이는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의 금리가 같은 기간 0.525%P(4.478%→3.953%) 떨어진 영향이다. 여기다 지난달 은행들이 앞다퉈 ‘상생 금융’을 강조, 0.3%P 안팎 가산금리까지 스스로 낮췄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 역시 연 4.190∼6.706%로 하단이 0.73%P 내려왔다. 지표금리 코픽스(COFIX)의 0.29%P(3.820%→3.530%) 하락에 가산금리 인하가 더해진 결과다.

또한 은행채 1년물 금리 하락(-0.339%포인트)에 신용대출 금리(은행채 1년물 기준·연 4.750∼6.120%)도 한 달 사이 하단이 0.670%P, 상단이 0.330%P 낮아졌다.

이는 최근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전망에 더해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금리 인상 최소화를 압박하면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31일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고금리 등 원가 상승 요인을 금융권에서 자체적으로 흡수해 대출자의 금리 인상 부담을 최소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또한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와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로 촉발된 금융시장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채권금리가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는 점도 무관치 않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르면 올해 안에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 채권금리가 떨어져 대출금리도 하락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인플레이션이 높은 만큼 미국에서도 금리 전망이 엇갈리는 점을 감안하면 대출 금리 인하가 장기적인 추세가 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출금리가 이처럼 하락하다 보니 예금금리는 더욱 주저앉았다. 9일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현재 연 3.40∼3.51%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공시된 각 은행 상품별 12개월 만기 최고우대금리 상품은 △우리은행 (원)WON플러스예금 3.51%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 3.50% △국민은행 (케이비 스타)KB Star 정기예금 3.50%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3.40% 순이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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