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가 지휘한 ‘브레멘 필하모닉’ 부산서 첫 내한 무대 연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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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역사 독일 오케스트라
22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서 공연
공연 레퍼토리 모두 브람스 곡
마르코 레토냐 지휘 맡아
임지영·문태국 환상적 협연 기대

독일 브레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마르코 레토냐 지휘자. 부산문화회관 제공 독일 브레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마르코 레토냐 지휘자. 부산문화회관 제공

독일의 전문 오케스트라는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베를린 필하모닉,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관현악단,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밤베르크 심포니, 뮌헨 필하모닉, 쾰른 귀체르니히 오케스트라, 베를린 도이치 교향악단 등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이번에 국내 최초로 내한해 부산(22일)에서 첫 테이프를 끊고 세종(23일), 서울(25일), 대구(26일)로 이어지는 순회공연을 갖는 브레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이하 브레멘 필하모닉)도 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 깊은 악단이다. 특히 브레멘 필하모닉은 ‘브람스가 사랑한 악단’ ‘브람스가 지휘한 악단’ 명성처럼 이번 내한 공연 레퍼토리를 모두 브람스 곡으로 채웠다. ‘대학 축전 서곡’으로 막을 연 뒤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 협주곡’(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첼리스트 문태국 협연)을 거쳐 브람스가 남긴 마지막 교향곡(4번)으로 마무리한다.

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의 브레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산문화회관 제공 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의 브레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산문화회관 제공

브레멘 필하모닉은 1868년 세기의 대작 ‘독일 레퀴엠’ 전곡(완결판)을 브람스의 지휘로 초연한 관현악단으로 주목된다. 브레멘 필하모닉은 오늘날까지 브람스와 특별한 유대감을 갖고 있으며 그의 작품은 많은 무대에서 특별한 요청을 받고 연주되고 있다.

브레멘 필하모닉의 역사는 1820년 브레멘 대성당 오르간 연주자 빌헬름 프리드리히 림이 창단한 ‘브레멘 콘서트 오케스트라’와 1825년 설립된 브레멘의 ‘프라이빗 콘서트 소사이어티’에 의해 창설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Philharmonisches Orchester)’를 전신으로 한다. 1933년 주립 오케스트라로 승격되며 브레멘 주립 오케스트라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고, 지금의 이름은 2002년부터 사용하고 있다.

독일 브레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마르코 레토냐 지휘자. 부산문화회관 제공 독일 브레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마르코 레토냐 지휘자. 부산문화회관 제공

지휘자인 마르코 레토냐(62)는 2018/19 시즌부터 수석 지휘자이자 음악감독으로 브레멘 필하모닉을 이끌고 있다. 레토냐는 류블랴나 음악 아카데미에서 피아노와 지휘를 공부했으며 빈 국립음악예술대학교에서 오트마 주이트너를 사사했다. 졸업한 지 불과 2년 만에 그는 모국인 슬로베니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이 되었고 2003년까지 재직했다. 이후 스위스 바젤 심포니·호주 태즈메이니아 심포니 수석지휘자를 역임하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활약했다. 한국과의 인연은 2017년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내한 공연 지휘와 2022년 열린 교향악축제에서 서울시향을 객원지휘해 호평받은 바 있다.

이번 내한 공연 레퍼토리는 레토냐가 구성했다. 브레멘 필하모닉 DNA에 깃든 ‘브람스 정신’을 어떤 식으로 구현할지 기대된다. 또한 세월에 따라 달라지는 음색과 선율을 통해 브람스의 삶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독일 브레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마르코 레토냐 지휘자. 부산문화회관 제공 독일 브레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마르코 레토냐 지휘자. 부산문화회관 제공

10분 남짓한 ‘대학 축전 서곡’(초연 1881년)은 브람스가 남긴 유머러스함과 화려함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자 대중성으로 사랑받는 곡이다. 브람스의 관현악곡, 협주곡, 관현악 반주를 수반하는 합창곡을 통틀어 악기 편성이 가장 크다. ‘이중 협주곡’(초연 1887년)은 기교적으로 난곡에 속해 연주자들의 뛰어난 기량을 요구하는 작품이다. 두 협연자가 대화하듯, 때로는 충돌하듯 주고받는 듯한 연주가 감상 포인트다. 브람스가 오랜 절친인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요아힘과 첼리스트 로베르트 하우스만을 위해 이 작품을 썼다. 요아힘의 이혼으로 서먹해진 상황에서 화해의 뜻을 전하기 위한 선물로 작곡해서 ‘화해의 협주곡’이라는 별명도 붙어 있다. 브람스 교향곡 4번(초연 1885년)은 말년에 접어든 작곡가의 깊은 내면을 담고 있는 만큼 비장미가 흘러 브람스 마니아에게 사랑받는 곡이다.

브레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 협주곡’을 협연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부산문화회관 제공 브레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 협주곡’을 협연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부산문화회관 제공

이중 협주곡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 두 연주자도 쟁쟁하다.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28)은 2015년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로 불리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20세 나이에 한국인 최초로 1위를 차지했다. 당시, 임지영은 놀라운 집중력, 대담하면서도 안정된 연주, 단련된 테크닉 등의 평가를 받으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우승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당시 국내에서만 교육받은 이력으로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2021년에는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에 유일한 클래식 연주자로 이름을 올렸다.

브레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 협주곡’을 협연하는 첼리스트 문태국. 부산문화회관 제공 브레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 협주곡’을 협연하는 첼리스트 문태국. 부산문화회관 제공

첼리스트 문태국(29)은 2016년 제1회 야노스 슈타커상 수상, 지난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파이널리스트 등 국제 무대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면서 현재 가장 주목받는 첼리스트 중 한 사람이 되었다. 문태국은 지난해 9월부터 미국 뉴욕의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최고연주자 과정을 밟고 있다. ▶4월 22일(토) 오후 5시 부산 남구 대연동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VIP석 15만 원, R석 12만 원, S석 7만 원, A석 5만 원. 문의 (재)부산문화회관.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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