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항친수공원 ‘부산항 조형물’ 글자 거꾸로 된 사연은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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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P NASUB’에 시민 의아
‘BUSAN PORT’알파벳 역순
항만공사 “입항 때 보도록 설계”
방문객 인증샷 안 나와 아쉬움
‘포토존 활용 홍보 미흡’ 지적도

북항친수공원의 대형 문자 조형물인 ‘BUSAN PORT(부산항)’가 바다 방향으로 거꾸로 돼 있어 방문객들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북항친수공원의 대형 문자 조형물인 ‘BUSAN PORT(부산항)’가 바다 방향으로 거꾸로 돼 있어 방문객들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NASUB인가? BUSAN인가?”

26일 오전 9시께 방문한 부산 동구 초량동 북항친수공원 일대는 어느때 보다 여유로웠다. 전날 내린 비로 하늘은 매우 화창했고, 그 아래 북항 앞바다는 유난히 탁 트인 느낌을 주었다. 평일 이른 시간이지만, 이미 적잖은 시민들이 공원에 놓인 의자와 천막에 앉아 여유를 즐겼다.

얼핏보면 ‘TROP NASUB’라고 적힌 뜻을 알 수 없는 대형 조형물이 눈에 띈다. 분명 처음 보는 단어인데, 무언가 친숙한 느낌도 준다. 그러다 곧 ‘BUSAN PORT(부산항)’의 알파벳이 앞뒤가 뒤집혀 있다는 걸 눈치채게 된다. 공원을 산책하던 이경은(34·동구 초량동) 씨는 “북항 개방행사 때 이곳을 처음 방문한 이후 자주 근처를 자주 산책한다”며 “벤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볼 때마다 거꾸로 된 글씨를 보며 왜 이렇게 만든 건지 늘 궁금했다”고 말했다.

북항친수공원에 설치된 대형 문자 조형물인 ‘BUSAN PORT’가 앞뒤가 뒤집혀, 거꾸로 된 것이 방문객들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다. 공원 방문객이 아닌 배를 타고 부산을 찾는 이들에게 이곳이 부산항이라는 걸 알리기 위한 것으로, 방문객들은 글자가 순서대로 적혀 있으면 이곳이 포토존 명당이 될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26일 부산시에 따르면 북항친수공원 내 ‘BUSAN PORT’ 조형물은 가로 28.8m, 세로 2.4m 규모로, 지난해 12월 공원 개장에 맞춰 설치됐다. 북항 앞바다를 오가는 이들을 대상으로 만든 시설물로, 부산항만공사(BPA)가 공원을 최초 설계할 때부터 바다 방향으로 계획됐다. BPA 관계자는 “배를 타고 부산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부산항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된 조형물이다”며 “공원에 방문한 시민들은 거꾸로라고 느낄 수도 있겠으나, 최초 설계 때부터 계획된 것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경남 통영과 일본 고베 조형물.(위에서부터 ) 정종회 기자 jjh@ 경남 통영과 일본 고베 조형물.(위에서부터 ) 정종회 기자 jjh@

시도 바다에서 들어오는 배들의 이목을 끌도록 세워진 조형물의 목적에 공감하는 편이다. 배들이 부산항에 도착했을 때 부산항을 각인 시켜주는 표지물 같은 상징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조형물 위치가 포토존으로서 명당이라,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는 지적이 많다. 흔히 말하는 ‘인생샷’이 가능한 공간이어서, 포토존이 되면 특히 MZ 세대에게 공원을 홍보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수영구 광안리 해변에 설치된 ‘광안리 자모 포토존’의 경우 바다와 광안대교를 한 번에 담을 수 있는 포토존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경남 통영과 일본 고베의 경우도 바닷가 근처에 조성된 공원에 바다와 글씨를 한 번에 담을 수 있는 포토존을 조성해 ‘핫 플레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다만 셀카의 경우 좌우반전 효과로 ‘BUSAN PORT’가 정상적으로 보이기는 한다.

전문 사진작가들 사이에서도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달 초 해외 작가들과 북항친수공원에서 작품활동을 벌인 전실근 사진작가는 “바다와 조형물을 한 번에 앵글에 담고자 했는데 제대로 된 방향에서 찍을 수 없어 해외 사진작가들 사이에서도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왔다”며 “부산이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이름을 알리려면 북항을 찾은 이들이 ‘인생샷’ 하나쯤은 남길 수 있게 해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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