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로 물든 서부경남…개최 시기 엇비슷해 관광객 유치 역효과 ‘우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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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세계차엑스포 등 서부경남 대형 행사 날짜 겹쳐
“축제·행사간 연계방안 마련 노력해야” 주장 힘 실려

2023하동세계차엑스포가 4일 개막해 다음달 3일까지 열린다. 우리나라 차 분야 첫 국제행사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하동군 제공 2023하동세계차엑스포가 4일 개막해 다음달 3일까지 열린다. 우리나라 차 분야 첫 국제행사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하동군 제공

이달 들어 서부경남지역에 대형 축제들이 잇따라 열리면서 코로나19 이후 오랜만에 지역경제에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정이 지나치게 겹쳐 관광객 유치에 역효과가 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4일 경남도와 각 지자체 등에 따르면 다음달 3일까지 열리는 2023 하동세계차엑스포를 시작으로, 하동 토지문학제(5~7일), 진주논개제(6~8일), 산청.합천 황매산철쭉제(14일까지), 함양 천령문화제(5~9일), 남해 창선고사리 축제(5~6일), 거창 산양삼축제(7일까지) 등이 잇따라 열린다. 이들은 특색을 잘 살린 지역 대표 축제로 꼽히면서 해마다 적지 않은 관광객을 끌어모았다.


진주논개제 모습. 전통문화와 여성을 주제로 하면서 지역의 특색을 잘 살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진주시 제공 진주논개제 모습. 전통문화와 여성을 주제로 하면서 지역의 특색을 잘 살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진주시 제공

여기에 진주에서는 오는 13일까지 선수와 관계자 등 600여 명이 참여하는 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도 펼쳐진다. 그야말로 서부경남 전역이 축제와 행사로 물드는 셈이다.

이에 지자체마다 관광객 유치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코로나19가 3년여 만에 사실상 해제되면서 유동인구가 는 데다 최근 우리나라를 찾는 해외 방문객도 증가 추세이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해마다 5월을 맞아 축제들이 열려왔지만 올해는 ‘하동세계차엑스포’라는 메가 이벤트가 열리면서 관광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축제가 관람객 수를 채울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어린이날인 5일부터 주말인 7일까지는 거의 모든 축제와 행사 일정이 겹쳐 관광객 발걸음이 분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이날 관련 행사가 곳곳에서 열리고, 연휴기간인 탓에 다른 지역에서도 크고 작은 축제가 펼쳐진다. 해외여행이 크게 늘어난 점까지 감안하면 관광객 유인이 그리 쉽지 않다.

서부경남 한 지자체 관계자는 “대부분 축제는 해마다 비슷한 기간에 열리고, 특산물 축제는 생산시기에 맞추다 보니 일정 변경이 어렵다. 그동안 최대한 열심히 준비해왔지만 주변에 대형 행사들이 많아 부담이 된다. 알게 모르게 지자체 간 경쟁도 치열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준비기간에 비해 지자체 간 연계가 너무 부족하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보통 축제기간이 최대 6개월 전에 정해지는 만큼 가까운 지자체끼리 축제 개최 시기를 조정하거나 연계 프로그램 운영 방안을 고민해야 했는데 그런 노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경남 진주시 첫 국제 스포츠 대회인 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 준비 모습. 국제행사는 물론, 지역축제 간 연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주시 제공 경남 진주시 첫 국제 스포츠 대회인 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 준비 모습. 국제행사는 물론, 지역축제 간 연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주시 제공

실제로 하동세계차엑스포의 경우 국내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축제 성공의 바로미터가 되는데, 세계 각국 선수와 관계자 600여 명이 참가하는 진주 아시아역도선수권과 연계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진주와 하동이 차로 불과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있는 데다 엑스포 준비 과정에 경남도가 참가했음을 감안하면 아쉬운 결과일 수밖에 없다.

지자체끼리 연계해 세계 각국의 언어로 된 지역 축제 지도를 만들고, 연계할인이나 셔틀버스를 운영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이우상 서부경남관광발전협의회 고문은 “연계관광의 필요성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부분이다. 미리 연계방안 마련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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