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대륙에서 통하는 프랑스어, 비결은 다양성 존중이죠”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프랑코포니 외교관 인터뷰

리투아니아·벨기에·코트디부아르·퀘벡
주한 외교관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찾아
민주주의·인권에 언어 다양성도 중요시
지역에 따라 단어 등 차이 있어도 포용
엑스포 부산 유치에 “좋은 결과 있을 것”

프랑스어권 국가·정부 기구인 ‘프랑코포니’ 소속의 리투아니아·벨기에·코트디부아르·퀘벡 외교관들이 최근 부산을 찾아 문화교류 활동을 벌였다. 지난달 26일 부산 해운대구의 한 호텔에서 <부산일보>와 인터뷰 중인 외교관들. 정대현 기자 jhyun@ 프랑스어권 국가·정부 기구인 ‘프랑코포니’ 소속의 리투아니아·벨기에·코트디부아르·퀘벡 외교관들이 최근 부산을 찾아 문화교류 활동을 벌였다. 지난달 26일 부산 해운대구의 한 호텔에서 <부산일보>와 인터뷰 중인 외교관들. 정대현 기자 jhyun@

전 세계 32개국의 공용어이면서 영어와 더불어 다섯 개 대륙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언어가 있다. 바로 프랑스어다. ‘프랑코포니’는 이런 프랑스어권 국가·정부 기구로 회원국 61개국, 참관국 27개국으로 구성됐다. 한국은 2016년 11월에 프랑코포니 참관국으로 가입했다.

지난달 프랑코포니 소속 국가·정부인 리투아니아와 벨기에, 코트디부아르, 퀘벡 외교관들이 부산에 모였다. 이들을 부산에 모이게 한 것은 부산에서 열린 부산국제단편영화제(BISFF)였다. 올해 40주년을 맞은 BISFF에 다양한 프랑스어 영화가 출품됐기 때문이다.

이들 외교관은 지난달 26일 〈부산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부산은 매력적인 도시”라고 입을 모았다. 알루 완유 외젠 비티 주한코트디부아르 대사는 “지난해 12월 한국에 부임한 뒤 여러 차례 부산을 방문했다”며 “가장 큰 항구 도시이면서 대학 도시인 부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쥬느비에브 롤랑 주한퀘벡정부 대표는 “부산을 처음 방문했을 때 완전히 반했다”며 “부산에는 영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예술과 게임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넘친다”고 치켜세웠다.

자국어가 있지만, 역사적으로 프랑스어 접촉이 빈번했던 리투아니아의 빌리유스 사무일라 참사관은 “지난해 아방가르드 영화를 개척한 리투아니아의 예술가 요나스 메카스 탄생 100주년을 맞아 리투아니아가 BISFF 주빈국으로 선정되기도 했다”며 부산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프랑코포니는 부산에 있는 ‘알리앙스 프랑세즈’(프랑스문화원), 지역 대학 등과 프랑스어 교육을 진행하면서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열고 있다. 3월에는 부산에서 언어 교류, 게임 관련 행사가 열렸고 프랑스어 영화도 선보였다. 음악인들이 부산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다양한 프랑스어 노래를 선사하기도 했다. 롤랑 주한퀘벡정부 대표는 “부산에서는 여러 문화 활동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기 때문에 프랑코포니도 문화 교류 부문에서 부산을 중요한 도시로 여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프랑코포니 소속 국가·정부 외교관들은 영어권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프랑코포니의 기본 가치 또한 인권과 민주주의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무엇보다도 프랑스어의 다양성을 일관되게 강조했다. 같은 프랑스어권 국가와 정부의 모임이라 하더라도 대륙에 따라 프랑스어에 차이점이 발견된다. 프랑코포니는 그렇다 하더라도 획일된 프랑스어를 강요하지 않는다고 한다.

비티 주한코트디부아르 대사는 “같은 아프리카에서도 코트디부아르와 세네갈이 사용하는 프랑스어가 조금씩 다르다”면서도 “함께 대화를 나누다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고 전했다. 프랑소와 봉탕 주한벨기에 대사는 “프랑코포니는 언어의 다양성에 가치를 두기 때문에 나라마다 다른 프랑스어 단어를 사용하더라도 이를 인정한다”면서 “다양한 프랑스어가 서로 어우러질 수 있는 것은 여러 지역의 많은 사람이 각자의 경험을 표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부산의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 활동에 대해서도 덕담을 건넸다. 봉탕 주한벨기에 대사는 “프랑코포니는 부산을 경제·문화적으로 매우 중요한 도시로 보는데, 모든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들이 후보 도시를 선택하기 전이지만, 부산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롤랑 주한퀘벡정부 대표는 “지난해 튀니지에서 열린 프랑코포니 정상회의 때 한국이 참관국으로 참가해 부산의 엑스포를 홍보했다”면서 “당시 홍보 활동은 프랑코포니 회원국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